강시물은 호기심, 멜로는 지루
<뱀파이어 여친 길들이기>는 1980년말 아시아권을 뜨겁게 달궜던 강시물의 귀환이라 할 수 있는 영화다. 과거 8090을 수놓은 명배우이자, <강시선생 3 - 영환도사>에도 출연했었던 오요한의 출연은 그러한 강시물의 귀환에 대한 오마쥬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21세기판 강시물로서 홍콩의 도심에 강시가 등장하게 되고, 그 강시에 물렸던 주인공이 알고보니 강시에 대해 항바이러스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우연히 만난 강시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영화는 '강시물 + 멜로'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게 된다.
영화의 세계관은 일단 강시물을 바탕으로하다보니, 올드 영화팬들에게는 친숙한 포즈의 강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움을 안겨주게 된다. 여기에 강시물이지만 최근 불고 있는 좀비 + 뱀파이어의 세계관도 적절히 섞으며, 2017년 버전의 퓨전 강시물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멜로물이라는 또다른 첨가물은 이야기를 달달하게 꾸며주며,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멜로에 강시물을 더하려는 영화의 수법은 섞이지 않은 두개의 장르가 겉돌게만 느껴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보여주고 있다. 강시물은 그나마 반가움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호기심적인면을 제공하게 되지만, 멜로파트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굉장히 진부함을 보여주게 된다. 이러한 진부함은 결국 극의 진행을 지루하게 만들게 되고, 극전체를 루즈하게 끌고가는 단점이 된다. 때문에 로코적인 측면으로 극을 풍성하고, 달달하게 만들려는 시도는 알겠지만, 이로인해 극 자체가 늘어지는 아쉬움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 내 여자친구는 강시입니다.
마치며...
오랜만에 본 강시물의 귀환은 반가움도 안겨줬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더 크게 남는 영화인 것 같다. 강시물에서는 전통적인 강시의 특성을 잃어버렸고, 로코를 꾸미려는 수법은 진부함만을 안겨주며 전체적으로 아쉬움만 남기고 말았다. 특히 초반에 잠깐 반짝이던 호기심도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멜로구간에 말려 그 빛을 잃고 말았다는 점은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반가운 오요한의 등장으로 강시물의 오마쥬까지 주었기에, 이러한 점을 잘 살려내지 못한 영화의 연출에는 아쉬움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시물의 귀환을 반기시는 분들이라면 <뱀파이어 여친 길들이기>는 나름 괜찮은 재미를 안겨줄 수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 뱀파이어 청소대의 모습. 이들은 지주강시의 공격으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 것인가?
▥ 비추천 : 강시들만 반가울뿐, 이야기는 제대로 섞이지가 않는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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