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에 빠진 나이프의 초반 장면. 극후반에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보여준다.
청춘의 그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정들을 잘 담아낸다.
<물에 빠진 나이프>는 어린 시절 열병과도 같은 그때, 청춘이라 부르는 그 시절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미 <피스 오브 케이크> 등을 영화화 한 바 있는 조지 아사쿠라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청춘이란 이름을 그때 그시절의 감정들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어디로 가야 할 지를 모르는 그때의 이야기는 조지 아사쿠라의 손을 거쳐, 열병처럼 다가온 두 아이의 사랑이야기를 순수하고 애틋하게 그려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그 마을을 지키던 소년.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그 소년의 영역에 무단침범해 온 소녀. 소녀는 소년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고, 그것은 소년이 가진 세계를 흔들어놓는다. 가느다란 실처럼 연결된 두 사람의 풋풋했던 사랑은 그것을 훼방하는 이의 등장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그날 이후 소년과 소녀의 세계도 함께 무너지고 만다. 영화 속 '너랑이면 좀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을거 같았는데'라는 히로노(시마 료헤이)의 이야기는 어느 덧 소년 곁에 안주하고 싶은 소녀의 이야기로 연결이 되며, 그들의 세계가 변화되고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물에 빠진 나이프>는 소년과 소녀의 성장통을 그리고 있다. 그것은 평범하지 않게 다가와, 시리도록 아픈 그들의 성장통을 그려내고 있다. 청춘이기에 어디로 향할 지 모르고, 내일을 모르기에 더욱 불안한 그때의 모습. 내일은 온통 장미빛 희망으로 가득찰거라는 어른들의 시선과는 달리, 그들이 맞는 내일의 붉은 빛은 장미빛과는 다른 슬픔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리고 영화의 이야기는 이러한 그때 그 시절의 청춘의 이야기를 시리도록 아프게 잘 그려내며, 예쁘지만 슬픈. 그래서 더욱 풋풋해지는 아이러니함을 전달하게 된다.
다만 영화의 이야기는 결말로 흘러갈수록 초반의 강렬했던 힘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은 아쉬움을 보여준다. 겉돌지만 강렬했던 이야기. 겉도는 듯 관객들을 후펴파던 이야기는 끝으로 향할수록 한 곳으로 모이지 않고,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만 이러한 역시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곳으로 모아져 앞선 감정들을 정리해주길 원했던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뿔뿔이 흩어진 감정선들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 츤데레한 코우의 매력. GIF에는 못 넣었지만, 이 다음 장면 수줍은 웃는 나츠메의 얼굴이 나온다.
마치며...
이 영화의 주인공 스다 마사키는 <물에 빠진 나이프>와 <세토우츠미>를 통해서 '제 26회 일본 영화 프로페셔널 대상 남우 주연상'(각주)을 수상했다. <물에 빠진 나이프>에서는 금발의 범상찮은 카리스마, <세토우츠미>에서는 흑발의 평범한 병맛 소년을 연기한 스다 마사키의 팔색조 연기를 감상하는 것 역시 이 영화의 또다른 재미가 된다. 고마츠 나나 역시 밝고 명랑한모습과 깊은 어두움이 공존하는 모습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주며, < 1디스트럭션 베이비>에 이어 또다시 스다 마사키와 좋은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물에 빠진 나이프>는 극의 후반부를 보게 되면 알 수 있는 단어다. 동시에 청춘이 끝나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메타포는 좋은 은유를 남기게 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청춘의 뜨거운 열병들. 그리고 그때의 풋풋했던 기억들. <물에 빠진 나이프>는 이때의 감정들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의 여름에는 어떤 결과가 남게 될 것인가?
▥ 추천 : 청춘의 뜨거움을 섬세하고 풋풋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 비추천 : 마지막에서 흩어지는 감정선은 이야기의 모습을 대변하지만, 살짝 아쉬움도 남는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25회 여우주연상에서는 조지 아사쿠라 원작 피스 케이스의 타베 미카코가 수상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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