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빠르지만, 이야기는 지루하다.
<휠맨>의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빚을 갚기 위해 불법적인 운전수가 된 한 사내의 광란의 질주를 그린다. 3년 전 창고 화재로 인한 복역. 그리고 그것이 불러온 빚더미는 사내를 휠맨으로 만들었고, 그는 주말마다 은밀한 운전을 하게 된다. 영화는 하룻밤 동안 일어난 도심의 질주를 그린다. 은행 강도들의 운전수만 하면 끝날 줄 알았던 일. 하지만 누군가에 걸려온 전화 한 통 속에는 사내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 말한다. 그리고 계속되는 누군가들의 전화는 사내로 하여금,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으로 끌고가며 이야기를 점점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 영화는 휠맨으로 등장하는 프랭크 그릴로 한 사람에 의해 거의 모든 이야기가 진행된다. 은행에서 일당을 버려두고 도망치기 시작한 이후로 계속 휠맨의 운전석만 비춰주는 카메라의 앵글은 계속되는 전화의 목소리들과 도망치는 휠맨의 이야기로 화면을 채우게 된다. <휠맨>의 이야기는 누구를 믿어야 하는 지가 혼란스러워지는 상황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서스펜스적 불안감을 제공하게 된다. 전화라는 매체는 <휠맨>의 혼란스러움을 야기 시키며 관객들에게도 그 상황들을 공유하게 된다. 때문에 관객들 역시 전화의 목소리에 끌려 누구를 믿어야 하는 것이며, 이 상황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에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이런 상황들이 묘한 긴장감을 제공하게 되고, 도심을 질주하는 차 안이라는 상황은 스피디한 전개와 맞물려 혼란스러움을 더욱 가중 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는 혼란스러움의 정체는 산만하게 다가오며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보여주는 것보다는 전화와 휠맨의 수다로 상당 부분을 채우게 이것들이 상황을 흔들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는 저예산 물로서 괜찮은 시도와 추격에 이은 추격으로 이야기를 연결시킨다는 점에서 괜찮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수다들은 오히려 산만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이야기 만드는 스릴러가 복선을 풀고 회수하는 치밀함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기에 이야기는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 의문의 전화를 받고, 도망을 치는 휠맨
마치며...
<휠맨>의 초반부. 은행 강도들의 운전수와 잘 튜닝 된 자동차를 등장 시킬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영화가 <베이비 드라이버>와 같은 짜릿한 액션을 제공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영화는 액션보다는 수다에 가까운 모습들을 보여줬고, 주어진 상황을 흔드는 장치 역시 수다라는 점에서 조금은 산만하게 다가온다. 물론 영화가 휠맨의 원맨쇼로 이루어진 영화라는 점, 그리고 독특한 진행과 휠맨만을 보여주며 흔드는 카메라 기법들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점들이 킬러들의 수다를 극복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IMDb 평점은 6.4점, 로튼 토마토 83% (신선 10, 진부 2)로 <휠맨>에 대한 평점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저예산의 참신함 만큼, 영화가 보여주는 스릴러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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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 참신한 진행과 계속해서 흔들려는 모습은 괜찮은 재미를 준다.
▥ 비추천 : 하지만 지나친 흔들기는 멀미가 나는 산만함을 안겨준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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