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폭탄 테러로 딸을 잃게 되는 콴
이제는 성룡 옹의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덮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54년 생인 성룡은 벌써 환갑을 훌쩍 지난 나이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한 액션을 보여주는 성룡. 다만 더이상 성룡의 이름만으로 극 전체를 이끌기에는 이제는 힘듦을 느끼게 된다. 이번 영화에서 성룡은 정치분쟁 속에서 딸의 목숨을 잃게 되는 아버지 역할로, 삶의 모든 것을 잃은 처절한 가장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영화는 평범한 가장이 특수부대원들 능가하는 액션을 보이는 것에 대해, 성룡은 전직 특수부대원이라는 면죄부를 주어 그의 능력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다. 그리고 이것은 성룡이 등장하는 전작들과도 유사한 행보를 보이기에 더이상 이상한 것이 아님을 관객들은 설득당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상황 설정이나, 빈약한 스토리의 문제가 아니었다. 성룡이 등장하는 액션 스릴러물들의 전형적인 양상은 빈약한 스토리를 성룡의 액션으로 커버하며, 관객들은 성룡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짜릿한 액션을 감상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용서해줬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성룡이라는 이름이 극을 이끌고 가기에는 더 이상 힘들다는 것은 여러 해 전부터 야기된 문제였기에, <더 포리너> 역시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고 만다. 이번 영화에서도 성룡의 전매 특허라 볼 수 있는 '혼자서도 잘해요'가 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위험한 스턴트 장면을 스턴트 맨 없이 직접 수행하고, 그것을 강조하는 프레임의 모습은 이번 영화 역시 '성룡표 액션 영화'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 물 간 헐리웃 배우들만 교묘히 바꿔가며 항상 비슷한 비슷한 포맷을 선보이는 성룡표 영화에는 이제는 식상함마저 느껴진다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룡표 영화'는 그것만으로도 장단점이 충분히 있는 것 같다. '성룡표'라는 진부함은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히고는 하지만, 동시에 '성룡표'이기에 줄 수 있는 재미도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한 직접 하는 스턴트가 바로 그것이고, 이제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분주하게 움직이는 성룡 옹의 몸 짓 또한 여전히 그가 건재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게 된다. 때문에 성룡이라는 이름에서 뭔가의 기대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생각하신 느낌을 조금이라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더 포리너>는 괜찮은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 된다.
▲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성룡의 '혼자서도 잘해요' 스턴트 액션도 등장함을 알 수 있다.
마치며...
성룡과 피어스 브로스넌의 만남이었지만, 성룡이 등장하는 헐리웃(흉내를 내는) 영화가 늘 그렇듯 한물간 헐리웃 스타들은 성룡을 거들 뿐이었고, 이번 영화 역시 성룡 옹의 원맨 쇼를 구경하는 시간이 되고 말았다. 때문에 발생하는 장단점도 있지만, 동시에 성룡표 영화다운 재미도 있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노익장의 모습은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건재함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영화는 항상 평균치의 재미는 보장하는 듯 싶다. 다만 항상 비슷한 내용을 울거먹는 것에 대해서는 진부함도 느껴진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도 남는다.
IMDb 평점은 7.1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2%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그러나 참여 대상에서 유명 언론지가 드물다는 점과 최고 평론가 지수에서는 57%로 살짝 저조함을 알 수 있다. 반면 관람객 지수에서는 74%로 높음을 알 수 있는데, 판단은 각자의 몫이 될 것으로 사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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