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주의 무협영화의 시작 - 자객 섭은낭 (刺客聶隱娘, The Assassin, 2015)

반응형


# 감자의 줄거리 요약


  당나라시절. 황제보다 더 큰 힘을 지닌 웨이보의 보주 티안(장첸)이 눈에 거슬린 황실은 그를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한편 어린시절 웨이보에서 자랐지만, 여승에게 보내져 자객임무를 받던 섭은낭(서기)는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약하여 임무에 실패를 하게 된다. 이에 자객단주는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제일 먼저 죽임으로 마음을 단련하도록 명과 함께 그녀의 사촌인 티안을 죽이도록 한다.


  그렇게 웨이보로 돌아온 섭은낭. 하지만 티안은 15년전 그녀의 정인이었음이 밝혀지면서, 섭은낭의 갈등이 시작되는데.


▲ 티안의 암살을 명받고 고민하는 섭은낭



자객 섭은낭 The Assassin, 2015 제작
요약
대만 무협, 액션 104분
감독
허우 샤오시엔
출연
서기장첸주운츠마부키 사토시 더보기






▲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주려는 액션

# 수정주의 무협영화의 시작


  <자객 섭은낭>은 <빨간 풍선(2007)>이후로 8년만에 허우 샤오시엔감독이 무협으로 복귀한 영화다.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자객 섭은낭>을 ‘수정주의 무협영화’의 출발을 알리는 영화라고 평했다. '수정주의 무협영화'는 말그대로 기존의 무협영화에서 벗어나 사실적은 무협을 보여줌을 뜻하는 장르다. 와이어 액션과 초인적인 힘을 가진 주인공에 의해 나뭇잎 떨어지 듯 사라지는 악당들. 이런 무협소설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화면을 담은 것이 기존의 무협영화라면, '수정주의 무협'는 그런 것들을 수정함으로 좀 더 사실적인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다.


▲ 공주에게 섭은낭과의 정혼사실을 털어놓는 티안


  <자객 섭은낭>에 '화려한 액션'은 없다. 자로 잰듯 정확히 합을 맞춘 액션만이 존재할 뿐, 휭휭 날아다님도 1명의 주인공이 수십명을 상대하는 과장도 없다. 그래서 국내 포스터의 카피 역시 '숨막히는 우아함, 아름답다'라는 표현만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무협장면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5~6장면가량 되는 장면들은 미치도록 담담하고, 조용할 뿐 화려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기존 무협영화의 '판타지'를 수정하려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인데, 그는 인터뷰를 통해 '환상을 거둔 무협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구성을 취했다'고 밝혔을정도로 기존 무협영화의 문법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자객 섭은낭>의 조용함은 무협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절제된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영화는 지나치게 조용하다. 거의 모든 프레임을 롱테이크(각주[각주:1])로 담아내고 있으면서도, 대사는 극도로 자제되고 있다. 이런 구성들을 통하여 관객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내기 위해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티안과 만나는 섭은낭



  다만 앞서 이야기한 부분들은 일반 관객들이 접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협영화, 그리고 서기와 장첸이라는 유명 배우의 등장이라는 유혹은 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밖에 없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실망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자객 섭은낭>은 일반적인 무협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문법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반적 재비를 기대하고 본다면 큰 실망을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문법은 마치 예술 영화들에서 보여주는 그런 문법들을 구사하고 있으며, 관객들은 그 흐름에 맞춰서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류의 영화에 익숙하지 않는 관객이라면 관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더구나 이 영화는 액션조차 드물고, 그 드문 장면 역시 조용한 화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 마치며...


  국내 포스터에 쓰인 카피의 문구 중 '아름답다'라는 표현이 있다. <자객 섭은낭>을 보게 된다면 그 카피가 쓸말이 없어서 쓴게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만큼 이 영화가 주는 아름다움은 매우 뛰어나다. 


  실제 무협이 가능했던 시절을 설정하기 위해 당나라를 시대적 상황으로 잡았다는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 및 이야기는 굉장히 사실적이다. 이런 기존 문법과는 차별화 된 이야기가 주는 재미는 기존 영화화는 매우 다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만이 주는 탐미적 재미는 여러분의 미적포만감을 고급스럽게 채워줄 것이다.


▲ 공주의 처소에 든 섭은낭



☞ 추천 : 굉장히 멋지고, 아름답다

☞ 비추천 : 일반적 재미를 생각하고 본다면, 내상을 입을 수 있다.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롱 테이크는 커트되지 아니한 단 한 번의 촬영이 평균적인 화면의 길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경우를 일컫는다. [본문으로]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