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재밌는가?
- 잔잔하게 다가와, 뭉클하게 터지는 감정의 폭발.
# 이런 건 별로.
- 잔잔한 흐름이 지루하게 비칠 수 있다.
잔잔한 감수성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
어느 한 여인을 짝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자신이 싫은 것 같지 않다. 남자는 자신의 마음을 전했고, 그녀에게 비슷한 감정이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날 그녀의 사고로 인해 모든 것이 새롭게 변했다. <비가 그친 후>의 이야기는 주인공 코요미가 매일 아침 '오늘은 비가 그쳤네?'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된 제목이다. 영화의 제목은 중의적이다. 비가 개인 다음 화창해야 할 그날의 역설적인 의미들, 동시에 이들에게 다가 온 오늘이 매일 화창할 수 있음에 대한 정의. 영화의 결론을 놓고 보자면 후자에 가깝지만, 아직은 화창하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누군가 당신과의 어제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신을 어떻겠는가? 더구나 우리의 어제는 기억하지 못하면서, 5년 전 다른 남자와의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있다면? 영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와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의 이야기. 그렇다고 이들의 관계는 발전이 있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여자의 오늘은 매일이 리셋된 처음 보는 오늘이기에, 두 사람이 쌓아놓은 감정들 역시 매일 새롭게 써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만 저장이 안 되는 기억의 쌓아 올림과 마주해야 하는 남자의 이야기.
그래서 <비가 그친 후>의 이야기는 애틋하게 다가온다. 헌신적인 남자의 모습 속에 순진무구하지만 그 속에서 열심으로 살아가는 여자의 이야기가 오버 렙 되며, 우리는 이들의 관계에서 먹먹함을 느낀다. 매일매일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새로움과는 다르기에 이들에게는 행복이 불행으로 다가갈 수 있다.
<비가 그친 후>의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정서로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뒤에 이어질 문장은 물론 긍정적인 단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와 같은 행복한 문장으로 채워질 두 사람의 이야기.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뭉클하게 다가온다.
영화의 중간 우리는 이들의 관계에서 어쩔 수 없음이 빗어낸 위기의 순간을 목격한다. 이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음이기에,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렇지만 영화는 이 순간을 기회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폭발하는 감수성을 전달한다. 어쩔 수 없음이 만들어낸 감정의 뭉클한 폭발들. 그 순간이 뻔하지만, 낚일 수 없음에 우리는 영화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잔잔함의 이야기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이 영화만이 아니라, 일본식 감수성이 만드는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잔잔함의 미학을 최대한으로 잘 활용하지만, 동시에 호불호를 극명하게 만들어낸다는 점. 그렇지만 잔잔함 가운데 느껴지는 이들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다면, 이 영화의 먹먹함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화학조미료가 없는 건전한 사랑의 맛. 담백하게 다가와 뭉클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들께 <비가 그친 후>의 이야기를 추천하고 싶다. 여기에 타이가와 에토 미사의 캐미 역시 좋은 감수성을 만든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감자 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관련 리뷰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ぼくは明日, 昨日のきみとデートする, 2016)
# 관련 리뷰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恋は雨上がりのように, After the Rain, 2018)
# 3월 첫 째 주 추천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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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아이돌 그룹 노기자카 46의 멤버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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