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줄거리 요약 |
'쇼 비지니스분야'에서 유명한 베스트 셀러를 낸 마이클(목소리 - 데이빗 듈리스)은 강연차 신시내티로 떠나게된다.
떠나는 비행기 안. 마이클은 1955년 신시내티에 두고 온 한 여인을 떠올린다. 그때 자신이 떠나온, 그래서 더 생각나는 한 여인 '벨라'. 호텔에 도착한 마이클은 어떠한 기분에 이끌려 전화번호부를 찾게되고, 거기서 그녀의 이름을 발견한다. 그렇게 재회한 벨라와의 만남은 그에게 무언가를 전해주기엔 부족했다.
그녀와 헤어져 호텔로 돌아온 마이클. 욕실에서 몸을 씻던 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내가 아님'을 보게된다.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기 위해 아무방이나 들어가 '나'를 찾던 마이클은 어떤 방에서 리사(목소리 - 제니퍼 제이슨 리)를 보게된 그는 그녀에게서 뭔가의 특별함을 느끼게된다.
그렇게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한 마이클. 과연 그는 그녀에게서 자신은 찾는 '다름'을 발견하게 될 수 있을까?
찰리 카우프만과 듀크 존슨이 던지는 사랑에 관한 독특하고 심오한 고찰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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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촬영 1
찰리 카우프만이 던지는 제 2의 이터널 선샤인 |
<아노말리사>는 굉장히 독특하고 심오한 질문을 던지는 애니메이션이다. 보기드문 R등급의 성인 애니메이션이라는 것도 특이하지만, 애니메이션 속에 등장하는 노출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노말리사>가 던지는 질문은 미성년의 세대가 공감하기엔 조금은 낯선 주제를 던진다.
쇼 비지니스 즉 고객을 상대하는 기법에 관한 책을 써서 부와 명성을 얻은 마이클. 그날도 자신이 쓴 베스트 셀러에 관한 강연을 하고자 찾은 신시내티의 한 호텔에서 옆 건물의 한 사내가 자위행위를 하는 것을 본 마이클은 벨라를 떠올리게 된다. 그녀를 통해 성욕을 풀려고 했던 마이클은 호텔로 돌아온 자신의 얼굴에서 낯설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어디서 놓친 것인지를 찾고자한 마이클은 여기저기를 헤메고 다녀보지만, 그것은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다 만나게 리사. 마이클은 그녀의 모습을 본 순간, 그녀에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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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촬영 2
여기서 우리는 리사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학 있다. <아노말리사>에 동원된 성우는 총 3명. 그 중 데이빗 듈리스와 제니퍼 제이슨 리는 각각 마이클과 리사의 목소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나머지 모든 출연자들의 목소리는 톰 누난이 담당했다. 아마도 영화를 조금만 주의깊게 봤다면 여러분은 여자들의 목소리가 남자 목소리였음을 금방 눈치챘을 것이다.
즉 <아노말리사>의 세계는 리사 그리고 또다른 것들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제목 <아노말리사>에서 아노말(anomal)이란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서는 '특별함' 혹은 '변칙인'을 의미하는 단어다. 즉 변칙적이고 특별한 리사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추측입니다.)
그렇기에 애니메이션에서는 마이클과 리사에게만 특별한 목소리를 부여해서 다른 세상과 그들을 분리시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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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촬영 3
여기서 마이클이 리사에게 계속해서 말을 시키거나, 섹스할 때도 뭔가의 소리를 내도록 부탁하는 것, 그리고 그녀의 노래를 듣는 것 등은 그럴 때에만 마이클은 그녀에게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 즉 자신의 아이와 부인과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의 마이클은 그들과 다른 존재. 하지만 리사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그녀와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리사에게 끌리는 마이클. 혹자는 이러한 마이클의 상태를 Fregoli 신드롬(각주 1)이라고 보기도 하는데, 2005년 찰리 카우프만이 연극을 집필할 당시 사용한 필명이 Fregoli 라는 점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그렇든 아니든. 그렇게 마이클이 리사에게 끌리는 짧은 시간. 꿈 속의 마이클은 역시나 '우리 둘'만 그들과 다름을 확인하고 만다. 그래서 그녀에게 함께하자는 고백을 하는 마이클. 하지만 그녀가 동물원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마이클은 리사 역시 '내'가 아닌 '남들'과 같은 부류임을 느끼게 된다. 그 순간 남들과 달랐던 그녀의 목소리가 변하는 것을 느끼는 마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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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의 수 많은 입 모형들 (클릭하면 커짐)
강연을 하는 동안에도 그가 찾는 '특별함'에 대한 고민은 그를 괴롭혔고, 그것을 들은 리사는 그가 찾는 사람이 자신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결국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게 된 두사람. 집으로 돌아온 마이클은 자신의 친구들과 부인, 그리고 아이까지 그들이 누구인지에 관한 고민을 하게된다. 그 순간 울려나오는 고대 일본 인형의 노랫가락. 모모타로(桃太郎)동요(각주 2)가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는 순간. 마이클은 자신이 겪었던 일들이 결국은 환상이었음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 역시 현실이었음을 깨닫게 된 순간. '아노말리사'의 존재란 그저 천국의 어디쯤에서 만난 여신이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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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을 다듬는 연출진들
마치며... |
그래서 <아노말리사>는 굳이 섹스씬과 성기노출 등을 그리지 않아도 R등급이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찰리 카우프만의 우화이 던지는 이야기는 더럽게 (감자가 생각하기엔) 심오하다. 뭔놈의 만화영화따위가 이렇게 복잡해! 하고 버럭하는 동안에 그가 던지는 우화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참 씁쓸함을 느끼게된다.
1990년대 후반 리바이스 청바지 CF의 카피에 이런 말이 나온다. 당시 꽤 유행하기도 했던 그 CF에서는 '나는 남들과 다르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한때 우스개소리로 또는 누군가에게는 자존감으로 남았을 그 문장이 이렇게도 씁쓸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에 새로운 뭔가르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을 장난스레 던지는 칠리 카우프만 표정은 어느 때보다는 진지할 것이다. 아마도.
그리고 그것이 불러온 고독, 외로움, 그리고 환상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은 과연 여기일까? 라는 나만의 개똥철학에 젖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가 던지는 그 장난스러움이 각자에게 각자의 모습으로 전달 될 때 그것이 가지는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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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사와의 침대 씬을 촬영하는 제작진
※ 추신 1 : IMDb를 보면 이 애니메이션의 감독 순서에는 애니메이터인 데이빗 듈리스가 첫 번째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있다(Co-director). 하지만 영화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보다는 각본의 힘이 좀 더 크기에 리뷰에서는 찰리 카우만의 이름만 등장시켰다.
▥ 추천 : 2015년 아카데미의 선택은 틀렸다는 것이 분명해지는 순간!
▥ 비추천 : 찰리 카우프만은 분명 사악한 놈일 것이다. 이토록 심오한 질문을 아무렇지 던지다니... -_-;;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 (애니메이션인데 남녀의 성기 노출이 등장한다. 베드씬도)
- 애니메이션 끝 부분에 등장하는 모모타로 동요의 가사.
桃太郎さんの歌
모모타로산 노 우타
모모타로씨의 노래
桃太郎さん、桃太郎さん
모모타로산, 모모타로산
모모타로씨, 모모타로씨
お腰につけたきびだんご
오코시 니 즈케타 키비단고
허리에 찬 수수경단
一つ私に下さいな!
히토츠 와타시 니 쿠다사이 나!
내게 하나 주지 않을래!
あげましょう、あげましょう
아게마쇼우, 아게마쇼우
드려요, 드려요
今から鬼の征伐に
이마 카라 오니 노 세이바츠 니
지금부터 귀신을 잡으러
ついてくるならあげましょう
즈이테 쿠루 나라 아게마쇼우
같이 가면 드려요
※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