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픔이 닮았네. - 설행_눈길을 걷다 (Snow Path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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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원에 온 정우와 만나는 마리아


 감자의 줄거리 요약


  알콜 중독을 앓고 있는 정우(김태훈)는 어머니의 요청에 따라 '테레사의 집'이라는 성당 부속 요양원에 머물게 된다. 도착한 첫날. 라이터가 없었던 정우는 주차되어있는 자동차의 시거잭을 뒤지다가 조용히 성냥갑을 놓고 간 마리아(박소담)와 마주치게 된다. 


  '왜 나에게 잘해줘요?'


  그날부터 왠지 자신을 챙겨준다는 느낌을 받는 마리아로 인해 뭔가의 이상함과 궁금증을 느끼던 정우는 새로 들어온 베드로(최무성)와 마주치게된다. 뭔가의 어색함을 느끼던 두 사람. 정우는 베드로의 짐에서 술이 있을까 그가 잠든틈을 타 몰래 손을 뻗치지만 베드로에게 들키고 만다.


  그러던 중 차 안에서 잠을 든 정우를 깨우는 마리아. 이유도 없이 요양원을 떠나달라는 마리아로 인해 정우는 그녀와 어디론가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마리아가 자신에게 끌렸던 이유와, 그녀의 근원적 아픔에 대해 알게된다.


 ▶ 관련리뷰 : 2016/03/28 - [영화/해외영화] - 욕 나오지만 꼭 봐야 할 영화 - 무스탕: 랄리의 여름 (Mustang, 2015) 


▲ 베드로를 따라 사냥에 나섰다가 엄청난 이야기를 듣고마는 정우


설행_눈길을 걷다 Snow Paths, 2015 제작
요약
한국 드라마 2016.03.03 개봉 15세이상관람가 98분
감독
김희정
출연
김태훈박소담최무성 더보기
누적 관객수
5,821 명 (2016.04.05,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상처있는 자들은 다른 상처들을 잘 알아본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모르는 정우. 그 정우가 앓고 있는 아픔을 알아보는 마리아. 그리고 정우의 메마름을 깨우쳐줘야 할 숙명을 띄고 있는 베드로. 각각의 다름을 안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 하지만 아픔이라는 동질감으로 인해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애타게 찾게된다. 


  <설행_눈길을 걷다>의 이야기는 배우들의 감정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자의 아픔을 연기하는 배우들, 그 지독하리 만큼 메마른 감정선들을 그토록 풍부하게 연기해내는 그들의 연기는 부족한 시나리오의 결점을 120% 채워주는 열연을 보여준다.


  반면 뭔가의 거창함을 꾸며내고 있는 시나리오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하지만, 알맹이는 허세덩어리인 아쉬움이 남는다. 김동인 선생님의 '발가락이 닮았다'처럼 '너와 난 술주사가 닮았다'는 정우와 베드로. 그것만으로 부족했던지 이번에는 '너와 난 아픔이 닮았다'는 마리아까지.


 ▶ 관련리뷰 : 2016/04/02 - [영화/해외영화] - 그때의 열병같은 추락 - 폴링 (The Falling, 2014) 


▲ 정우를 위해 기도하는 마리아


  아픔이 있는자가 다른 아픔에 끌린다는 설정은 이미 많은 영화에서 시도한 문법이다. 하지만 그토록 많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픔이 끌리는 상황은 표현하기에 따라 참 예쁜 프레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얼마전 개봉한 <남과 여 (2015)>의 그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설행_눈길을 걷다>가 만들어내는 아픔의 프레임은 그것과는 달리 그리 예쁘진 않다. 명배우들의 감정선이 그나마 살려주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이야기가 엮는 아픔은 그리 매끄럽지 않다. 반드시 이뤄져야만 이야기가 될 것 같은 여러 복선들은 딱딱하기만 할 뿐 부드러운 연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세밀함이 떨어진 이야기는 아구는 맞지만, 기름칠이 부족한 기계마냥 뻑뻑하기만하다.


  <설행_눈길을 걷다>. 제목때문일까?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갖는 분위기는 이청준 선생님의 '눈길'과 닮았다. 소설의 내용처럼 모친의 힐링을 받는 정우의 모습은 '당신이 내게 해준 것이 무어냐'고 외치기만 하면, 딱 '눈길'의 그것이 완성될 것만 같다.  


 ▶ 관련리뷰 : 2016/03/31 - [영화/한국영화] - 미치도록 예쁜 사랑이야기 - 남과 여 (A Man and A Woman, 2015) 


▲ 자신을 따라다니는 마리아를 다구치는 정우


 마치며...


  이처럼 많이 본 듯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의 영향을 받았음 직한 문법. 하지만 정작 중요한 알맹이는 산만하다는 점이 <설행_눈길을 걷다>의 단점이자,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그때문일까? 왠지 '나 대단하오'라고 허세를 떨지만, 조금만 들춰보면 아무것도 없는 허생원의 초라함만이 영화의 98분을 겨우 채워주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김태훈, 박소담이 펼치는 메마른 자. 그리고 그 메마름에 이끌리는 자의 모습은 근래에 보기 드문 곽찬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위안이 된다.


 ▶ 관련리뷰 : 2016/02/15 - [영화/해외영화] - 열아홉 살 엽기소녀의 반위생학적 사랑법 - 웻랜드 (Feuchtgebiete, Wetlands, 2013) 


▲ 그들에게는 어떤 아픔이 있는걸까?



▨ 추천 : 연기는 120점

▥ 비추천 : 시놉시스는 50점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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