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암울했던 시대에 대한 어두운 풍자 - 클랜 (El Clan, The Cla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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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줄거리 요약


  겉으로는 다란해보이는 푸치오(길예르모 프란셀라)의 가족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을 유지하는 생계에 납치라는 추악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


  군부독재를 막 끝낸 아르헨티나는 민주주의로 들어섰지만, 여전히 군부의 잔당들에 의해서 어지럽혀지고 있었다. 정보부 요원인 푸치오는 친척들, 그리고 아들 알렉스(피터 란자니) 등과 함께 납치단을 구성하고 있다. 매번 사람을 납치할 때마다 50~100만 불을 받으며, 돈을 인계 받은 후 증거인멸을 위해 증인은 살해 후 버린다.


  어느날 자신이 운영하던 서핑용품 가게에서 모니카를 만난 알렉스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모니카와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알렉스는 더이상 납치에 관여하지 않고 싶어한다. 때문에 알렉스는 푸치오과 갈등을 빚게 된다. 그럼에도 푸치오는 다음 납치를 계획하게 되고, 당국은 심각한 범죄에 관해서 단속을 강화하면서 푸치오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당국의 집중 감시를 받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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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를 납치 한 알렉산더와 푸치오 일당들


클랜 The Clan, 2015 제작
요약
아르헨티나, 스페인 범죄, 스릴러 2016.05.12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08분
감독
파블로 트라페로
출연
길예르모 프란셀라페테르 란사니릴리 포포비크기셀레 모타 더보기
누적 관객수
6,413 명 (2016.05.27,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진짜로 '블랙'한 블랙코미디.


  1983년 7년 간의 국부독재를 끝낸 아르헨티나는 민주화가 되었지만, 경제·정치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면하게 된다. <클랜 Clan>은 소규모 집단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영화에서 가족단위로 대규모 납치를 벌이는 푸치오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1983년의 때를 보여준다. 7년간의 군부독재를 끝낸 후 민주화가 된 아르헨티나. 영화는 당시 '평화'를 약속했던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먼저 비춰준다. 하지만 다음 장면은 '평화'를 약속했던 것과는 달리 납치를 벌이고 있는 푸치오의 모습을 비춰준다. '아이러니'. 영화는 처음부터 아이러니함을 비춰주면서 이후의 내용도 굉장히 '어두울(블랙)'것음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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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질에게 협박편지를 쓰게하는 푸치오


  다음장면 '납치가 본업'인 줄 알았던 푸치오의 배경을 보여주는 순간. 관객들은 황다함을 느끼게 된다. 정부의 고위직 인사였던 푸치오의 모습 역시 영화의 아이러니함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그러면서 영화는 그들이 왜 그런 짓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지를 보여준다. 1982년 포틀랜드 전쟁(나무위키- 각주[각주:1])에서 패한 아르헨티나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었고, 때문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영화의 대표적 케릭터인 푸치오와 알렉산더의 모습은 그러한 당시의 세태를 절묘하게 대변해준다. 한쪽은 부패한 고위 공직자. 그리고 또 한쪽은 어쩔 수 없이 범행을 저질러야 했던 당시의 세태를 비틀며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화의 초반 클래스의 친구를 납치하는 알렉산더의 모습은 누구도 믿을 수 없었던 당시의 상황이 잘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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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으로는 평범한 가정인 푸치오 패밀리


  그후 진행되는 영화의 모습은 불을 향해 달려가는 불나방과 같은 푸치오들의 모습을 비춰준다. 그들의 모습은 몰락을 향해 달려가는 아르헨티나의 상황과도 비슷하다는 점에서 영화는 또 한 번의 비틀기를 시도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발고 경쾌한 락음악. 영국 출신의 락밴드 'The Kinks' 의 'Sunny Afternoon'가 흘러나오는 상황에 맞춰 알렉산더의 행동을 보여주는 장면은 또다시 아이러니함을 불러일으킨다. 비극적 상황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음악이라니. 특히 이 음악이 포틀랜드 전쟁의 패전을 안겨줬던 영국의 음악이라는 점은 또다른 아이러니함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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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Kinks' 의 'Sunny Afternoon'


 마치며...


▲ 평점은 높다.

  '태평천하'를 썼던 채만식 선생님은 글 속에 부정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릇된 인물'의 행실을 보면서 사람들은 '바람직한 가치'를 찾게 된다는 역설적 가치를 이용한 글을 쓰셨던 것이었다. 이 영화 역시 푸치오라는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이용하고 있다. 영화는 그의 행실을 보여주면서, 당대의 암울했던 시절에 대하여 고발과 풍자를 일삼는다.


  영화에 쓰인 음악들도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아르헨티나의 레전드 락그룹 '세루 히란'의 Encuentro Con El Diabloa 의 곡을 엔딩 크래딧에 사용한 영화는 시대에 항거한 락밴드의 정신을 사용함으로써, 푸치오의 몰락과 시대의 저항을 함께 묶고 있다. 


  <클랜>의 묘미는 아이러니함이 주는 풍자와 희화가 아닌가 싶다. 특히 알렉산더의 장면은 이러한 묘미의 절정을 보여준다. 때문에 이 영화는 정말 어두우면서도 시대를 고발하고 있는 블랙 코미디적 정신이 잘 드러나는 영화다. 우리는 이러한 코미디적 요소에 웃픈 재미와 씁씁함을 느끼며, 각자의 삶에서 '바람직한 가치'라는 역설적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S> IMDb 평점은 7.1, 로튼 토마토 지수는 90% (신선 47, 진부 5)로 전문가 및 네티즌 들의 평은 높다.


 ▶ 관련리뷰 : 2015/12/27 - [영화/해외영화] - 내가 그 사회을 죽였습니다. - 투 킬 어 맨 (To Kill a Man, 2014) 


▲ '세루 히란'의 Encuentro Con El Diabloa



▥ 추천 : 그 지독한 아이러니에 박수를.

▥ 비추천 : 재미는 호불호.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중간에 모니카와 알렉산더의 배드신 등장)



※ 예고편



  1. 1982년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틀랜드 제도를 침공하면서 발발한 전쟁. 영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아르헨티나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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