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친에게 '창녀'라는 모욕을 받는 매티
잘 꼬아 놓고는 너무 심심하게 풀어버리는 스릴러
<블랙홀>은 '양자역학 이론'을 영화에 접목시켜 매티들이 생활하는 세계를 이상하게 꼬아버린다. 여기서 양자역학이란 '코펜하겐 해석' 등의 깊은 의미의 양자이론까지는 건드리지 않고, 엄밀하게 말하면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양자역학 에서 파생된 '평행우주 이론'에 가까운 세계관을 건드리고 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동일한 우주과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고, 그 어딘가에는 나와 똑같은 나가 동일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다만 A의 세계의 나와 B의 세계의 나는 동일하지만, 행동은 다르게 되고 그 때문에 다양성이 존재하게된다.
영화는 이러한 복잡한 이론은 뒤로 하고 표면적인 것만 따오고 있다. 즉 동일하게 존재하는 세계의 생각들이 섞이게 되는 것인데, 영화는 그 과정에서 생기는 복잡함을 이야기로 녹여내고 있다. 여기서 평행 우주 이론을 가져왔기 때문에 흔들기 역시 이론에 바탕을 두고 흔들기를 시도한다. 즉 영화는 왜 이러한 혼돈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도록 만들면서, 해답에 관해서 오해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영화가 준비한 반전이 된다.
▲ 상담교사는 매티를 이상한 아이로 여기고...
때문에 우리는 이야기의 해답을 찾아가면서, 이 세계를 만든 자가 누군지를 찾게된다. 그리고 영화는 그 숨은그림의 주인공에 반전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숨은그림과 그 그림의 퍼즐들을 숨겨놓는 과정에 비해서, 퍼즐이 맞춰지는 과정은 너무 심심했다. 퍼즐을 풀어놨으면 그것을 맞추는 것은 관객의 몫인데, 연출이 알아서 맞춰주는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만약에 퍼즐을 맞추라고 던져주고는, 준 사람이 다 맞춰버린다면 우리는 화를 낼 것이다. 그런데 영화가 하는 모양새가 딱 그렇게 된 것이다. 아마도 연출자는 자신이 숨겨놓은 이야기가 너무 어렵기에 해답까지 알려주며 '자 대단하지?'라며 자화자찬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의 수준이 그 정도는 아니기에 우리는 심심함에 화를 내게 되는 것이다.
▲ 음악시간에 갑자기 쓰러진 매티
마치며...
<블랙홀>은 물건들이 마구 없어지길래 블랙홀인지 알았더니, 평행이론의 간섭이었더라는 이야기를 스릴러로 잘 꾸미고 있는 영화다. 하지만 잘 꾸며놓은 스릴러를 자기 스스로 망치는 헛수고도 하고 있다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쩌면 해답지를 잘 만드는 연출이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잘 짜맞출 수 있는 퍼즐을 빼앗긴 기분이 되고 마는 것이다.
IMDb의 평점은 2.6점으로 매우 낮은 점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감자는 이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되며, 영화가 만드는 스릴러의 꼬임은 나름 괜찮다고 생각된다. 다만 너무 형이상학적 이론으로 밀어부친점은 지나친 먹물 냄새로 거부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즉 너무 잘난채를 해서 보기가 싫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만 잘 극복한다면, <블랙홀>이 주는 재미는 나름의 괜찮음을 줄 것도 같다.
▲ 매티를 교회로 데려온 자들의 정체는 누구인가?
▥ 추천 : 잘 꼬아놓은 스릴러가 주는 재미.
▥ 비추천 : 먹물 냄새 진동하도록 꼬아놨으면 놔둘 것이지, 지가 풀고 앉아있는 잘난 척.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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