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두어야 할 사실들. 하지만 밋밋한 조미료는 못내 아쉽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덕혜옹주>. 왕족과 친일파에 대한 해석 상의 차이로 인한 곤욕과는 상관없이 영화는 손익분기를 넘었고, 흥행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 영화는 권비영 님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로 소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되, 조금 더 조미료를 가미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영화의 포스터에는 역사가 잊은 마지막 황녀라고는 하지만, 권비영님의 소설로 인해 대한제국의 황족에 대한 재조명이 일어났고, 덕혜옹주는 그녀의 마지막 친필 메시지로 인해 이복 오빠인 영친왕보다 더 유명한 것도 사실이다.
영화의 논란은 잠시 접어두고, 우리는 분명 고종 이후의 조선 역사. 즉 대한민국의 일제 강점시 역사에 관해서 많은 부분을 몰랐던 것도 사실이기에 영화의 이야기는 픽션은 접어두고서라도 우리에게 소중한 사실을 전달해 주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영화에서 친일파에 대한 신랄한 고발이 부족했다는 점. 그리고 친일파들의 숙청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스쳐지나가듯 조명되는 것도 아쉽게 느껴진다.
또한 역사와는 상관없이 조선 황실이 독립 운동에 적극적 개입을 하였다는 식의 미화 역시 조금은 불편하다. 불행히도 황족들은 대부분 큰 분란은 없었다는 평이 현재까지의 정설에 가깝기에 영화의 미화는 조금은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을사 늑약과 경술 국치로 인해서 국권을 빼았겼다는 점. 여기까지는 전쟁 중의 일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에 대한 사과가 전혀 없었다는 점.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일본에 강제 징용을 당했다는 점 등은 분명 사과 받아야 하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때문에 이 부분은 100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기에, 이러한 이야기는 계속해서 나와야 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 거기에 550만이란 흥행 역시, 역사 왜곡을 떠나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을 얼마만큼은 전달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화의 팩트 부분은 위와 같은 바람직함으로 인해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영화의 픽션부분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역사의 부족한 부분에 관해서 조미료를 치는 과정은 너무 진부했다. 영화의 드라마를 진행시키는 과정에서의 멜로 라인은 그들이 옛 정혼자였다는 팩트는 있었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통념적 이상의 그림은 보여주지 못했고, 액션 부분 역시 뻔히 예측되는 기존 영화들의 문법들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즉 바람직한 사실 이외의 부분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영화인 것이다.
▲ 고종으로 출연한 백윤식
마치며...
<덕혜옹주> 역시 애국심 마케팅에 한 몫을 기댄 영화로 보인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상들. 그리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는 진짜 이야기들. 그리고 그것들을 멋지게 애국심과 결부시키는 작업까지는 영화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 외의 것들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권비영님의 소설 이후 새롭게 조명된 많은 사실을 이번 영화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 시켰다는 점에서 그들의 노고는 헛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기원절에 일본 요인의 암살을 기도하는 독립군들
▥ 추천 : 잊지 말아야 할 사실들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 비추천 : 미안하지만, 왕실보다는 국민들이 더 많이 고생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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