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벽을 허물다. - 문영 (Moon youn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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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문영(김태리)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가 하는 일은 매일 자하철을 타고, 그 속의 사람들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는 일. 그날도 사람들을 담고 집으로 돌아온 문영에게 그녀의 아버지(박완규)는 폭언을 하게 되고, 그녀는 아버지를 피해 밖으로 나선다. 그러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음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문영. 그리고 그녀는 홀린듯 소리의 정체를 카메라에 담게 된다.


  하지만 문영의 몰카는 곧 발각이 되고, 자신을 희수(정현)라 소개한 그녀와 점점 가까워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왜 카메라를 사용하는지를 설명하게 되는 문영. 그렇게 문영과 희수가 친해지던 어느날. 희수는 그녀의 집에서 문영의 아버지에게 밥 상으로 차려주고, 그 모습을 보게 문영은 집 밖으로 뛰쳐나가고 마는데...




자신의 벽을 허무는 험난한 과정들...


 <문영>은 한 소녀가 자신의 벽을 허물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문영은 청각 장애인이다. 그러면서 매일 카메라 속에서 타인들의 일상을 담아두는 행위를 한다. 영화는 그런 문영의 모습을 비춰주며 시작을 한다.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세상을 구축하고 있는 문영에게 카메라 속 세상은 또다른 그녀의 세상이 되어준다.


  그러던 영화는 문영이 자신의 세상 속에 희수를 몰래 담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영의 그런 모습은 얼마지나지 않아 곧 희수에게 발각이 되고 만다. 타인의 영역에 몰래 발을 딛으려다닥 들킨 소녀는 자신의 영역에 타인을 들이게 된다. 그러면서 영화는 두 여인이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서 희수는 문영의 세상을 관객들에게 끄집어내는 역할로서, 우리는 희수를 통해서 몰랐던 문영의 행위들과 그녀가 세상과 자신을 단절한 연유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다.



▲ 어느날 희수의 모습을 몰래 담게 되는 문영



  극의 종반부. 자신의 빈자리인 어미를 대신하고 있는 희수를 보고(각주[각주:1]) 집을 뛰쳐나가는 문영은 다음날 아비의 추락을 보게된다. 그러면서도 끝끝내 입을 열지 않는 문영. 다음 화면 희수를 찾아간 문영의 모습과 그곳에서 밝혀지는 문영의 비밀로 인해서, 우리는 문영이 아비를 외면하면서까지 입을 열지 않았음을 알게된다. 과연 무엇이 문영으로 하여금 그렇게 폐쇄적인 마음을 만들었던 것일까? 그러던 화면은 자하철로 향한 문영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녀가 왜 그렇게 폐쇄적인 마음이 되었느지를 보여주게 된다.


  <문영>은 연출의 힘이 미흡한 탓인지, 관객이 파악해도 될 부분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때문에 영화의 직접적인 표현은 아직은 불편하게 다가온다. 문영이 왜 카메라에 사람들을 담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그녀의 비밀이 무엇인지까지. 과도한 친절은 도리어 독이 되어 극의 진행을 허무하게 만들고만다. 때문에 조금은 관객들의 몫을 비워두는 여유가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또한 극의 전환을 너무 급작스레 틀어버리는 연출의 진행에서도 아쉬움은 느껴진다. 



▲ 그날부터 희수는 문영의 영역을 쉽게 침범하고 만다.


  극의 결말부분. 관객들언 문영이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희수를 찾아간 것을 보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아비가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 역시 어떻게 했는지를 고백했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하게 된다. 그리고 밝혀지는 문영의 비밀. 아마도 그것은 문영의 비밀이라기 보다는 그 순간까지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문영의 모습에 대한 조용한 핀잔쯤으로 여겨진다.


  자신의 원인을 찾아 또다시 지하철로 향하게 되는 문영. 그리고 문영은 자신과 부딪힌 한 여인을 찾아. 그 자리에서 오랜시간 닫혀있던 자신의 마음 문을 열게 된다. 그것은 여인을 어미로 인정했다기 보다는 오랜시간 끌어왔던 애중의 관계들과 그것으로 인해 닫힌 자신의 마음을 여는 순간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병실을 찾은 문영은 어미가 집을 나선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아비를 마주한다. 때문에 우리는 그 과정들을 보게되며, 드디어 문영이 모든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닫힌 마음을 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마치며...


  <문영>은 마음이 닫혀 있던 한 소녀가 자신의 마음 문을 여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 영화는 김소영 감독의 30분짜리 단편영화를 64분으로 재편집하면서, 희수의 이야기가 많이 반영된 버전이라 알려진다. 혹자는 때문에 희수와 문영의 퀴어 영화라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여기서 희수란 문영의 마음을 끌어내는 산파의 역할 일 뿐이다. (각주[각주:2]) 대부분 단편을 장편화 한 이야기들의 경우 과도한 시간끌기로 빈 공간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문영>은 64분이라는 타협을 통해서 필요한 부분만을 덧칠했고, 때문에 우리는 문영의 속마음을 끌어내는 희수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분명 상업영화의 틀에서 본다면, 아직은 투박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재료들을 잘 살린 연출과 이야기의 흐름은 다음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신예 김소연 감독의 차기작도 기대하게 된다.



▲ 문영은 자신의 닫힌 마음을 허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닫힌 마음이 열리는 과정을 섬세한 화법으로 잘 표현했다.

▥ 비추천 : 직접화법, 투박한 연출 등은 아직은 미흡한 연출을 느끼게 한다.



★ 감자평점 (5개 만저)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문영이 집으로 되돌아왔을 때, 아비는 그녀에게 '너희 엄마는 어디갔냐?'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해석상의 차이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문영이 엄마의 빈자리를 희수가 채웠다 생각하는 것처럼 아비 역시 술김에 희수를 어미로 착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본문으로]
  2. 희수와 그녀의 여자친구 이야기는 잠깐 등장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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