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설원이 펼쳐지고, 그곳에서 한 남자가 자연과 새에 대한 의미를 알려준다. 그렇게 영화는 시작부터 그들이 가지는 새에 관한 의미를 알려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 화면에서는 옛띤 얼굴의 작은 소녀가 새와 함께 노는 모습을 비춰준다. 자신도 아버지를 따라 새 사냥꾼이 되고 싶다는 소녀. 과연 그들에게 새란 어떤 의미일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아이숄판의 부친은 일명 새 장인과도 같다. 부친은 나라에서 펼쳐지는 독수리 경연대회에서 2번이나 챔피언에 오른 적이 있으며, 5위권 이상의 입상은 수두룩하다. 소녀는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랐으며, 소녀의 어머니는 소녀가 자신을 닮길 원했지만, 부친의 길을 따라나서는 것에 대해 특별한 반대는 없다.
하지만 전통적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소녀의 부족에서는 아이숄판의 그러한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여자는..." 이란 수식어 붙은 그들의 단어는 여자와 남자를 구분하고 차별하며, 아이숄판도 그들의 부정적인 시선대로 자라주길 바란다. 때문에 아이숄판의 도전은 문자 그대로의 도전이라기보다는 여자로서 전통적 가치에 맞서는 행위며, 그들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이 되는 셈이다. 과장을 한다면 카자흐스탄의 잔다르크와도 같을지 모를 13살 소녀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이 되는 것이다.
영화는 아이숄판의 이야기를 비춰주면서, 카자스탄에 살고있는 독수리 사냥꾼들의 전통적 가치도 함께 보여준다. 그 안에는 위에서 언급한 부정적인 시선도 담겨있지만, 그들이 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새란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관해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더 이글 헌트리스>는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우리들에게 그들의 전통과 문화에 담긴 삶에 의미 관하여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흘러가던 영화는 소녀의 첫 번째 도전이자 시험을 보여주게 된다. 소녀의 부친이 그랬듯 아이숄판도 독수리 경연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그리고 보란듯이 1등이라는 영예를 얻게 되는 소녀. 그것은 부족의 최연소 신기록이자, 여성최초의 도전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냉랭한 시선을 보내는 부족의 어른들. 역시나 그들은 여자는 겨울을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아이숄판이 얻어낸 값진 승리를 폄하한다.
영화의 마지막, 드디어 소녀가 사는 평원에는 겨울이 찾아왔다. 이제 소녀의 진짜 무대가 열린 것이다. 그리고 보란듯이 결과를 이루어내는 아이숄판의 모습과 당당한 미소 속에 우리는 드디어 새 역사 쓰여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소녀의 승리 뿐만이 아니라, 여자라는 유리천장을 깨어버린 역사적인 순간이고, 구닥다리 사고에 대한 통쾌한 한 방이 되는 셈이다.
<더 이글 헌트리스>를 보게 된다면 이 영화가 주는 감동에 여러분은 푹빠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소녀의 위대한 도전. 그리고 그 끝에 서있는 소녀의 당당한 미소와 광활한 자연이 주는 시원함까지... 이 영화는 거기에 감동까지 더하며, 우리들에게 소녀의 미래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소녀의 인생은 소녀의 몫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싸워나가야 할 그들의 부정적인 시선까지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녀는 승리했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란다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깊이 있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