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쓸쓸한 우화: 후처업의 여자 (後妻業の女,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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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사요코(오타케 시노부)의 인생은 30살에 가출 후 첫 번째 남편을 잃은 후, 현재의 63세가 될 때까지 총 9번의 결혼을 한다. 일명 꽃뱀, 후처업이라 불리는 신종 사기 수법으로 노년의 할아버지를 낚아 그들이 사망하기만을 기다려 재산을 가로채는 것. 사요코의 9번 째 남편이 되는 나가세 코조. 여자 대학 교수로 재직했다가 은퇴했다는 그에게 사요코가 등장하고 얼마 후 코조는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사요코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재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코조에게는 토모미(오노 마치코)와 나오코(하세가와 쿄코)라는 두 딸이 있었고, 언니와는 달리 토모미는 사요코의 행실을 의심하고 사설 탐정인 혼다(나가세 마사토시)를 통해 사요코의 뒷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드러나는 후처업의 증거들. 과연 사요코와 그의 동업자 토오루(토요카와 에츠시)의 꼬리는 밝혀지게 될 것인가?




노년의 쓸쓸함을 블랙 코미디로 위트 있게 비틀다.


  <후처업의 아내>는 '2014년 7월, 151회 나오키 문학상에서 작품 『파문』을 통해 수상의 영광을 안은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각주[각주:1]/黑川 博行)'의 소설 <후처업 (後妻業)>을 원작으로 한다. 기존 사회가 지니는 어두운 면모를 특유의 문법으로 비틀고, 희화 시키는 구로카와 히로유키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후처업이라는 신종 사기 수법을 통해 노년의 쓸쓸함을 삶을 유쾌함으로 포장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후처업이란 '부자 노인의 후처가 되어 그의 유산을 노리고 살해의 동기까지 지니게 되는 행위'를 뜻한다.


  30세부터 여러 남편을 겪은 사요코. 그녀의 성은 나시로가 되었다가 모토키가 되기도 하며, 마지막에는 타케우치가 된다.(각주[각주:2]) 기구한 그녀의 운명과도 같은 이야기. 영화의 시작은 그녀가 수많은 성을 지니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 있는 사요코의 모습은 남편을 잃을 때마다 또 다른 남성을 찾아다니며, 이야기의 끝이 꽃뱀과도 같은 그녀의 행각임을 말해준다. 그러던 이야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수법이 토모미에 의해 들통이 나면서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그때부터는 스릴러 인 듯, 코미디 인 듯, 긴장감을 조여가며 관객들에게 사요코의 악행이 어떤 결과를 맞게 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에서 사요코가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영화 역시 그러한 것을 보여주듯, 사요코를 따라가는 혼다와 토모미의 과정은 보여주지만, 사요코가 어떻게 되었더라 하는 이야기는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여기에는 사요코의 행동을 그렇게 만든 사회의 어두움에 대한 풍자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래서 <후처업의 여자>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웃픈 상황의 연속이 진행된다. 사요코 역시 악역이지만 얄미울 지언정, XX같은 여자라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영화 자체가 코미디 일 때 가장 큰 빛을 발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후처업의 여자>의 여자는 분명 블랙 코미디다. 그래서 웃픈 상황조차 희화 시키며, 지금의 상황을 풍자로 승화 시킨다. 영화의 말미, 토모미의 언니 나오코는 "아빠에게 사요코가 등장했을 때 차라리 기뻤다"는 말을 남긴다. 노년의 쓸쓸함, 그리고 그것이 불러온 웃지 못할 코미디는 이렇게 당대의 어두움이 만든 쓸쓸한 환경에 대한 웃픈 풍자만을 남기며, 우리들에게 커다란 질문을 남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아버지의 죽음을 놓고 사요코와 크게 싸우는 토모미


마치며...


  <후처업의 여자>는 그냥 생각 없이 보기에는 코미디가 주는 재미가 있고,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찾아가면 드라마가 남긴 웃지 못할 쓸쓸함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영화로서의 재미는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만드는 힘은 나쁘지 않았고, 중반을 즈음해서 코미디와 스릴러를 동시에 펼치는 이야기는 촘촘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탄탄한 시나리오의 힘이 가능크다고 할 수 있는데, 때문에 뒤에 가서 영화의 진짜 이야기가 메시지라는 것을 발견할 때 <후처업의 여자>는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복잡함을 건너 뛰고서라도, 이 영화는 그냥 재밌다. 코미디로서만 영화를 감상해도 나쁘지 않은 재미를 느끼게 된다. 베터랑 배우 오타케 시노부와 토요카와 에츠시가 만드는 케미는 그냥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여기에 그들을 도우는 주변인들과의 환상 호흡은 영화를 보는 재미를 만들어 준다. 때문에 이 영화도 꼭 한 번 보시길 추천하는 바이다.



▲ 점점 드러나는 사요코의 진실. 그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탄탄한 원작이 받쳐주는 뛰어난 블랙 코미디.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극 중간 리사로 등장하는 '히노이 아스카'의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1.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의 서문 인용 [본문으로]
  2. 일본에서는 서양처럼 여자가 결혼하면 가문의 성을 따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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