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사슴 죽이기: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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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외과의사인 스티븐(콜린 파렐) 앞에 그가 사망케한 환자의 아들 마틴(배리 케오간)이 찾아온다. 죄를 씻기라도 하듯이 마틴에게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스티븐, 그러면 그럴수록 마틴의 집착은 커지고 결국 스티븐은 마틴을 멀리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븐의 아들 밥(써니 술리치)의 다리가 마비되고, 그 앞에 나타난 마틴은 그가 자신의 아비를 가져간 것처럼 자신도 스티븐의 가족들을 가져가겠다는 말을 남긴다. 그것을 막기 위한 방법은 오직 하나 스티븐이 가족 중 한 명을 스스로 살해하는 일. 기괴한 마틴의 말을 스티븐은 믿지 않았고, 그가 다니는 병원의 의술을 총동원해 밥을 고치려 애를 쓴다. 


  그러나 스티븐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이번에는 딸 킴(래피 캐시디) 마저 다리가 마비 된다. 이제 남은 것은 아내 안나(니콜 키드먼) 뿐. 시간이 계속 될수록 가족이 받는 고통은 점점 커져만 가고, 안나는 그 일의 배후에 스티븐의 의료 과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죄가 가진 무게, 그리고 그 앞에 쓰러져가는 가족들. 점점 다가오는 위험 앞에서 스티븐을 향한 안나의 원망은 커져만 가고, 스티븐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 스티븐 앞에 나타난 의문의 한 소년


겹겹이 쌓인 그리스 비극과 성서적 지식이 이야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심장이 뛰는 첫 화면, 기괴할거라 생각되는 시작처럼 이야기는 관객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곧이어 그 두근거림의 정체가 왠지 모를 불편함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채 얼마의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나타난 한 소년, 그리고 그 소년에게 무한한 관심과 사랑을 쏟는 한 남자. 소년의 집착이 거듭 될수록 관객들은 이들의 관계 속에 무엇이 있는가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 관계의 이면에 남자의 잘못이 있다는 것과 이에는 이, 눈에는 눈과 같은 복수의 스릴러가 펼쳐짐을 발견될 때 관객들은 이야기 이끄는 소름 끼치는 사건의 전말이 어떻게 풀릴지 귀를 기울이게 된다.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이야기는 신성한 사슴 죽이기라는 제목처럼, 그리스 신화의 어느 한 부분을 배경 지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트로이 전쟁과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이야기. 전쟁에서 2년 동안 발이 묶였던 아가멤논은 아르테미스의 사슴을 죽인 자신의 실수로 저주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자신의 딸을 제물로 받쳐야 하는 아가멤논은 결국 딸과 전쟁 중 전쟁을 선택한다. 영화의 이야기는 이처럼 자신의 죄를 자식을 통해 씻게 되는 아가멤논의 이야기를 빌려와 배경 지식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그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 모든 것은 관객들이 스스로 파악을 해야 하며 수많은 복선들은 기존의 신화들에게 이야기를 따오기에 더욱더 불친절하게 다가온다. 급기야 마틴이 어째서 그런 능력을 가졌는지에 관한 상황 설명조차 없는 이야기. 모든 것은 오로지 이미 당신들이 알고 있어야 할 배경 지식에만 의지한 채 이야기를 전개 하게 된다. 맏딸 이피게네이아를 바친 것처럼 이제는 자신의 가족들을 받쳐야 하는 스티븐.

▲ 소년의 예언처럼 그들의 자식들은 저주에 걸리고 만다.


  그러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부터 성서의 이야기를 가져와 또다른 변주를 알리게 된다. 오래 전 죄의 삯은 사망이라 불렀던 성서의 가르침. 그리고 그 죄를 대속하기 위해 자식을 받쳤던 신의 이야기를 가져오는 이야기는 킴의 고백처럼 당신의 죄를 대속하여 자신이 대신 죽어 줄 수 있노라 말을 하며 더더욱 관객들을 이상한 기분 속으로 몰아넣게 된다.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이야기는 분명 죄와 그것이 남긴 복수의 형상을 띄고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여기에서 언급하지 못한 수많은 복선과 상황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끌고 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더욱 난해하고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이야기. 그렇지만 그의 전작들 <송곳니>나 <랍스터>에 비한다면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이야기는 조금은 친절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세상의 왜곡들을 늘어놓이며 그의 세계관을 전파하려던 그이 전작들에 비한다면, 여기에는 동물로 변하는 사람들도 없으며 근친상간에 대한 불편함도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복수가 있고, 그것을 뜯어보면 죄의 삯에 대한 스릴러만이 존재하고 있으니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이야기는 굉장히 난해하고 수많은 수수께기들이 관객들을 괴롭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만의 해답지를 만들어낼 때의 짜릿함은 그 무엇보다도 큰 성취감을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특히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그 이야기는 더 큰 쾌감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자신이 요구한 것은 '절대로 의도하지 말라'는 것이 첫 번째 사항이었다고 한다.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에서 뻗어져 나오는 의외의 결과들. 그래서일까 영화의 이야기도 온통 물음표로 이야기를 가득 채워놓음을 보게 된다. 그리스 비극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 덧 아들의 죽음을 이야기한 어느 한 종교의 성서에 관한 질문들로 연결되더니, 진짜로 아들이 죽고 그들이 죄의 굴레를 벗어나는 내용을 묘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화된 텍스트로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가 되고, 그래서 우리는 이 성스러운 사슴 죽이기 속에 있는 또 다른 무언가를 발견해야 하는 숙제를 떠 안게 된다.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이 부딪혀서 낳게 되는 의외의 색깔들. 그래서 이 영화는 우리 모두의 숙제가 될 것이며 우리 모두의 해답지을 떠안아야 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 누군가의 희생을 놓고 기로에 놓인 스티븐과 안나


마치며...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의 이야기는 난해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대가 그리스 비극과 성서를 잘 알고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리스인들도 어렵다는 그리스신화를 먼 이국땅의 우리들이 온전히 파악하기란 난해하게 다가올 것이고, 그대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다만 여기에 있는 영화의 느낌과 그것이 던지고자 하는 이야기에 한 번 더 귀를 기울인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일지도 모른다. 

  한 남자에게서 시작된 죄악. 어미는 그의 발에 입을 맞춰 회개의 몸짓을 보냈고, 아들은 죄를 대속하여 죽임을 당한다. 그런 과정들이 만드는 죄사함의 여정들. 전쟁을 위해 딸을 희생을 결정했지만, 어느덧 돌고 돌아 아들의 희생으로 막을 내리는 기괴함. 전혀 예상치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렸고, 우리 모두는 영화가 던지는 불친절한 수수께끼에 머리가 부서지는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다.

  IMDb 평점은 7.4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9%로 신성한 사슴 죽이기의 이야기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동시에 이 불친절한 이야기에 대한 혹평들도 함께 하는데, 여기에는 영화가 빌려온 배경 지식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영화가 선택한 불친절함에 대한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 점에서 호불호의 이유는 타당해 보인다.


▲ 이들 앞에 놓인 알 수 없는 내일.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요약
영국 외 드라마 외 121분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콜린 파렐니콜 키드먼배리 케오간라피 캐시디  더보기









▥ 추천 : 그리스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죄의 삯은 사망을 지나, 알 수 없는 방황을 계속한다.

▥ 비추천 : 진정한 불친절함의 끝판왕을 보게 되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니콜 키드먼의 전라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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