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미의 살인 사건을 맡게 되는 시게마쓰는 사건의 진실이 또 다른 비밀 속에 있다는 것을 눈치 챈다.
사람은 사람의 목숨을 판단할 수 있는가?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수상작.(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고레에다 히로카즈), 남우 조연상(야쿠쇼 코지), 여우 조연상(히로세 스즈), 최우수 각본상(고레에다 히로카즈), 최우수 편집상(고레에다 히로카즈) / 각주) 이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세 번째 살인>에 거는 기대감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무엇이 있기에 이 작품에 일본인들은 이러한 찬사를 보내는 것일까? 1 <세 번째 살인>은 30년 전 살인을 저질렀던 사내가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다. 과연 이 남자는 왜 살인을 저지른 것이며, 살인 사건의 배후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사건의 배후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스타일은 기존 일본 스릴러가 가지는 힘과 매우 비슷함을 느끼게 된다. 이들의 이야기가 가지는 힘은, 사건의 실마리를 풀면서 그 안에 진짜 이야기를 숨겨 놓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을 피곤하게 한다. 다만 그 피곤함의 끝에 있을 해답은 언제나 짜릿함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이러한 스타일이 왜인지 싫지 만은 않은 것을 느끼게 된다. 이렇듯 <세 번째 살인>은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살인 사건의 배후에 있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탐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의 구성원들 역시 과거와 지금의 흐름을 계속해서 연결하려는 듯, 시게마쓰와 미스미의 관계를 엮고, 여기에 미스미의 딸과 사키에의 관계를 또 다시 엮으며 이야기를 얽히고 설키게 만들려 애를 쓰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야기가 엮는 것에 비해서 사건의 진실은 너무 쉽게 드러나고 만다. 이것은 굳이 사키에의 증언을 듣지 않아도, 이야기가 뿌려 놓은 복선들을 통해서 너무 쉽게 파악이 된다는 점에서 기존 일본 스릴러에 비하면 약간은 의아함을 만든다. ▲ 사건의 진실을 두고 미스미를 변호해야 하는 시게마쓰 그렇다면 이야기가 숨기고 싶었던 진짜 해답은 무엇일까? 우리는 미스미의 살인 의도가 진짜 비밀이라 여겼지만, 그러기에는 이야기 너무 일찍 뚜껑을 열어버렸다. 그곳에 있는 진짜 비밀을 찾으라는 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속에 있는 진짜 비밀을 찾아야만 했다. 이렇게 본다면 영화의 제목 <세 번째 살인>은 조금 의아하게 다가온다. 분명 영화 속에서 일어난 살인은 두개, 30년 전 그 사건과 지금의 강도 살인 사건 뿐. 그렇다면 왜 영화는 ‘세 번째’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것이 영화가 주장하는 진짜 의미라면 우리는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함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사키에의 진술이 법정에서 증언 되면 그녀가 받게 될 가혹한 질문들이 그 첫 번째 죽음이 될 것이오. 그것을 보호하기 위해 진술을 번복하지만, ‘소송 경제’라는 어이 없는 발언에 묻히게 된 미스미의 판결이 두 번째 죽음이 될 것이오. 이것들이 가지는 ‘사법 제도의 모호성’이 바로 세 번째 죽음이 될 것이다. 이것은 ‘사법 제도의 존재 자체를 부정 할 생각은 없지만, 사람은 사람을 판단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있다(司法制度の存在そのものを否定するつもりはありませんが、果たして人は人を裁けるのか)’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말에서 느낄 수 있다. 영화의 진짜 의미는 분명 ‘세 번째’ 가 가지는 힘에 있다. ‘사람이 사람을 목숨을 심판 할 수 없다면, 그 사람에게 사형을 판결하는 것은 어떤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에 대한 질문은 '사람이 사람의 목숨을 판단할 수 있다면 미스미의 죄는 죄가 되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분명 미스미가 가지는 사형에 대한 근원적 판단의 질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영화가 던지는 ‘세 번째 살인’ 은 이것에 대한 질문이 분명하다.
영화 속에서 미스미는 사키에를 위해 심판을 저질렀다. 분명 현대의 국가 및 사법제도에서 사적제재(자경단 행위)는 불법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스미의 행위는 분명 범죄가 된다. 미스미가 살인을 저지른 것이 인륜적 행위에서 죄가 된다면, 미스미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은 과연 누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대한 의구심은 남는다. 분명 사람은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 없고, 이것이 법정 최고형에 해당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살인>은 바로 이러한 사법 제도의 모호성을 파고든다. 성폭력 피해자의 증언을 그녀가 가진 다른 요건들로 신빙성을 모호하게 만들려는 법리의 다툼. 피해자의 목숨 보다도 자신들의 소송 경제가 더 중요한 현재의 사법권의 모호함. 이런 것들 하에서 논하게 될 한 사람의 목숨이 바로 제목이 가지는 의미가 된다.
고레에다 스타일은 법리의 다툼 속에서 인간적인 것을 논한다. 사법제도의 모호성을 질문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인간성에 대해 논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 고레에다 스타일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법리에 관한 다툼과 그것이 가지는 모호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 중심이라는 근원적 질문이 있다는 점에서 고레에다 스타일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사건의 진실 뒤에 숨은 진짜 의미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게 될 것인가...
▥ 추천 : 고레에다 스타일은 언제나 실망 시키지 않는다.
▥ 비추천 : 숨은 뜻이 와 닿지 않는다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남우 주연상은 <아, 황야 - 전편>의 스다 마사키, 여우 주연상은 <이름 없는 새>의 아오이 유우가 받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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