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커피라 믿는 하야마와 그의 동거인이 된 아이자와, 이치코
하코타네의 커피 향이 깊게 느껴진다.
일본인들은 확실히 남다른 부분이 있다. 근거 없는 커피부심이라던가(어쩔 때는 맨하탄 혹은 이탈리아인들보다 더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혹은 시간이라는 무형(無形)의 존재를 구체화 시킨다던가 하는 일들은 확실히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 같기도 하다. <하코다테 커피>는 이러한 일본인들의 습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한 사람의 몫이라는 일본 전통적 사고를 느낄 수도 있고, 그 가운데 잃었던 자존감을 찾는 주인공의 여정이 담담하게 담겨져 있다.
<하코다테 커피>는 커피 전문점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작가였던 주인공이 커피 만드는 법에 재능이 있었고, 이것을 통해서 각자의 사연을 가진 하라이칸 주민들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을 뿐이다. 과거 결혼과 아이에 큰 상처를 갖고, 싱글이 되어버린 이치코(카타오카 레이코)나 어린 시절 자신을 도와준 테디 베어가 업이 된 아이자와(中島トニー) 등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돕는 주변 인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여기에 신비로운 여인 사와 역시 주인공과 묘한 썸을 이루며, 주인공의 성장을 돕는다는 점에서 <하코다테 커피>가 가지는 향기를 달콤하게 만들어준다.
다만 일본 영화라는 것이 그렇지만, 그들 특유의 느린 호흡과 잔잔한 분위기는 언제나 호불호가 된다. 우리가 갖지 못한 삶에 대한 동경은 영화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만, 동시에 우리와는 다른 정적인 분위기는 ‘이게 뭐냐’ 싶은 아쉬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하코다테 커피>는 호불호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한 감수성을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는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영화 속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여러분들로 하여금 ‘커피 그라인더’를 검색하게 할 수도 있으니, 주의 하시길 바란다. :”)
▲ 사물의 정적인 이미지만 담는 사진작가 사와
마치며...
<하코다테 커피>는 사람마다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불호의 반응이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일본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영화의 짧은 이야기는 분명 만족감을 줄 것이다. 일본 영화 특유의 정적이고 느린 호흡은 삶에 지친 우리에게 또 다른 정취를 주게 될 것이고, 한 사람이 자신의 몫을 찾아 자존감을 회복하는 여정은 이러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 것이다. 일본 영화의 팬들이라면 <하코다테 커피>가 보여주는 이야기에 반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커피 그라인더’를 검색하는 것은 유의하시길 바란다. 사봐야 얼마 뒤면 찬장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는 녀석의 존재를 확인하게 될 테니깐. ^-^;
▲ 과연 이들은 하코다테에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까?
▥ 추천 : 잔잔한 커피 향이 감도는 감미로움.
▥ 비추천 : 일본 영화의 전형적인 호불호.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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