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3,4화 리뷰 - 기존 사건의 훼손을 막고, 새로운 사건으로 심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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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1/23 - [드라마/한국 드라마] - 2016년 최고 스릴러의 조짐이 보인다. - <시그널> 1화 리뷰


  2016/01/24 - [드라마/한국 드라마] - <시그널> 2화 리뷰 : 미제 사건 해결팀 결성

 


 2화의 중간부터 시작된 '경기 남부 살인사건'의 막이 드디오 종결됐다. 이번 사건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이번 3,4화에서는 지난 2화에서 밝힌바와같이 화성 10차 사건을 가져와 동일하게 10차 사건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형식을 빌리고 있다. 유일하게 범인이 잡혔던 8차사건을 미제로 처리하는 대신 8,9차(각주[각주:1])사건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있다.


  3,4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실제 사건의 형식(각주[각주:2])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빌리는 대신, 현재에 새로운 꼭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기억 속에는 과거의 억울함으로 머물러있는 사건을 현재로 연장시킴으로 인해, 지금의 우리가 그때의 사건을 심판하는 것과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 범인을 쫓아가는 이제한


  또 이번 3,4화에서는 현재가 과거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원래의 사건에는 등장 할 수 없었지만, 이제한에게 박해영이 단서를 제공하게 되고, 그로인해 이제한이 끼친 행동이 현재에 와서 증거가 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박해영이 이제한에게 김원경사건의 단서를 제공하지 못했더라면 현재에서 범인을 잡을 단서는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가 과거에게 영향을 줬지만,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2화에서 밝혔던 '과거가 의지를 갖는다'의 모습은 아직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지(매주 에피소드)에 치중한 나머지 줄기(수사팀 vs 수사국장)의 갈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넘어간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또한 2화에서 2000년의 이제한과의 대화에서 1989년의 이제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던 부분이 시시하게 넘어간 점도 아쉽다. 물론 설득의 정의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의미의 설득의 과정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대사를 멋있게 하기위한 미문주의로 남는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는 미제사건 수사팀


  마지막으로 지난화에서부터 느꼈던 점 중 하나는, 사건전환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정순양이 그동안 왜 가만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자, 그 다음 장면에서 바로 해답을 보여준다. 이런점들은 <시그널>에서 자주보이는 점인데, 이는 의문이 쌓이고 쌓이고 쌓여서 결정적 한방으로 머릿속이 환하게 깨이는 그런 카타르시스를 시청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부분인데, 이를 왜? 라는 생각이 떠오를때까지 방치했다가 '뭐지?'하고 헛점을 느끼자 곧바로 해답을 배치한 점은 핑계짙은 작위성으로 보였는 점에서 시나리오의 미숙함이 아쉽다. 

  

  더구나 이런 부분의 대사는 거의 설명위주의 대사인데, 박해영의 대사가 팀원들에게 한 것인지 아니면 시청자들을 위한 핑계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남는다.


▲ 각오는 돼있겠지? / 차수현에게 수사 브리핑을 맡기는 김범주


 마치며... 


  이번주에 들어서며 타이트한 긴장이 끈이 조금은 느슨해졌다는 점에서 벌써 뒷심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에 대한 걱정이 된다. 하지만 초반의 빠른 전개에서 잠깐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여겨본다면, 아직은 우려의 때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 큰 줄기가 가지는 스릴러에 대한 숙제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에 대한 기대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 이제한 사건이 등장하면서부터, 가지들은 다 쳐버리고 줄기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게 된다면 <시그널>이 보여줬던 미드형식의 모습이 사라지고 여타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형식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이 든다.


  그럼에도 앞서 보여줬던 기대감이 있었기에, 우려는 우려로서 끝나기를 바라본다.


▲ "뭐하는 거야 지금?"


  1. 실제 화성사건에서는 9,10차에 해당 [본문으로]
  2. 형식이라고 표현한 까닭은 사건자체를 그대로 가져왔다기 보다는, 모티프로 삼았기 때문에 형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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