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본부장의 우울한 하루 - 나홀로 휴가 (A Break Alo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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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강재(박혁권)는 휴가를 맞아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 하지만 그가 찍는 것은 한 여인(시연 - 윤주)이었고, 강재는 그녀의 모습을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서울로 돌아온 강재. 친구들과의 떠들석한 자리는 왠지 그의 공허함과 현재의 고민을 가리키는 것 같고, 강재의 책상에는 형광팬으로 수요일에만 특별한 표시가 되어있다. 그리고 그 날짜가 되면 기원을 찾는 강재. 그리고 그의 시선은 또다시 여인을 관음하고 있다.


  그러던 중, 수요일이 되어 기원을 찾은 강재. 하지만 그가 찾는 그녀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고, 기원 어르신의 말씀은 그곳이 며칠째 문을 닫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 뭔가에 홀린듯 어디론가 향하는 강재. 그리고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아파트. 초인종을 눌러보지만, 집 안에 인기척은 없었고, 강재는 그 홀림을 따라서 아무도 없는 집 안에 들어서게 된다. 그녀의 체쥐를 느끼는 사이, 그녀의 가족들이 들이닥치고, 당황한 강재가 선택한 곳은 옷장. 그러면서 이야기는 과거 강재와 그녀의 인연을 비춰주기 시작하는데...




나홀로 휴가 A Break Alone, 2015 제작
요약
한국 로맨스/멜로 2016.09.22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95분
감독
조재현
출연
박혁권윤주이준혁김수진 더보기
누적 관객수
7,965 명 (2016.10.04,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정당화 되지 못하는 유부남의 유부녀 스토킹


  강재는 영업을 담당하는 부서의 본부장 직을 맡고 있다. 그런 그에게 친한 친구 영찬(이준혁)은 결혼도 계약직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결혼의 존존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다. 왠지 그의 이야기가 현재의 자신을 비추는 듯하여 씁쓸한 강재. 대리 기사에게 농담삼아 결혼 계약설에 관해 주절도 대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공허함 뿐이다.


  영화는 별 다를 것 없는 중년의 남자를 비춰준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는 자리를 잡았지만, 정작 집에서는 자신의 자리가 없는 한 가장의 모습. 그러던 남자에게 찾아온 요가 강사 시연의 모습은 죽었던 가슴에 솟아나는 새 생명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녀를 쫓는 강재의 모습. 결국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그 끝은 정해져 있었고, 모든 것을 포기하지 못했던 강재의 일탈도 그렇게 끝나게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강재의 시선은 시연을 놓아주지 못했고, 시연을 처음 찍었던 때처럼 강재는 뷰 파인더(각주[각주:1])와 같은 시선으로 계속 그녀 주위를 멤돌게 된다. 처음의 만남도 몰카였고, 지금의 자신도 스토킹. 영화는 두 가지 소재를 묶어서 지금의 강재를 소개하려한다. 결국 대놓지 못한 사랑의 끝은 모두가 알고 있었고, 영화는 그 알고 있는 사실을 예쁘게 포장하기 시작한다.



▲ 서로에게서 호감을 느끼는 두 사람



  이처럼 <나홀로 휴가>는 한 남자의 일탈. 그리고 시작된 방황과 극단적 일탈의 끝을 그리고 있다. 1965년생인 감독 조재현의 뷰 파인더 속에는 강재와도 같은 남성들이 많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 사석에서의 음담패설 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것을 영화라는 장르로 옮겨오면서 공론화를 시도했다면 영화는 그것을 좀 더 예쁘게 포장해서 정당성을 부여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가 시도한 일은 "중년의 남성은 그럴 수도 있다." 였고, 영화는 비참한 길로 뛰어들기 시작한다. 


  아무리 넓게 보아도 불륜과 스토킹이상으로는 해석이 안되는 이야기들. 강재가 시연을 처음 만났을 때는 불륜이었고, 시연과 헤어지고 난 후에는 스토킹일 뿐이다. 세상에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이라는 시쳇말이 있기는 하지만, 강재의 이야기는 처음도 몰카였고, 나중은 스토킹일 뿐이다. 대사는 온통 멋있는 척은 하고 있지만 문맥상 어울리지 않는 대사 투성이고, 본인들은 계속 로맨스라 주장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저 스캔들일 뿐이다. 


  여기에 과도한 카메오들은 그들이 배우보다 더 튀어 보인다는 점에서 가득이나 산만한 이야기를 더 산만하게 만든다. (라디오 스타에서 이들이 나와 입재담을 푸는 것을 본 사람들이면, 집중하기란 더더욱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즉 설득도 되지 않는데, 주객마저 전도된 느낌이다. 또 10년의 세월을 거스르면서, 시간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 고작 폴더 폰과 스마트 폰이라는 사실은 장면 구분이 명확하게 되지 않았다는 단점도 된다. 때문에 극 초반 선명하게 느껴지지 않는 장면의 구분은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방해했다는 점에서 산만한 구성의 단초가 되는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 그녀가 또다시 사라졌다.


마치며...


  사랑이란 이름에는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마력이 있다. 때문에 때에 따라서 불륜이든, 사기든 아름답게 보이며 합리화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랑에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정당성이 부여된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관객들은 그들의 사랑에 공범이 되길 자처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홀로 휴가>에는 그 정당성이라 부를 만한 것이 부족했다. 즉 설득력 부족한 것이다. 본인들은 아무리 자신들이 로맨스라 주장해도, 그것이 그냥 불륜으로 보이는 까닭도 그들의 이야기에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유명 배우출신의 감독들이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독립영화 수준의 이야기를 그것보다 크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영화도 그 정도의 사이즈를 늘이고, 판을 너무 많이 키운 느낌이다. 즉 그릇은 크고 그것을 담을 만한 역량이 초짜 감독에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본다면 초짜임에도 극의 흐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점은 영화의 유일한 장점으로 보인다. 다만 감독 본인이 출연했던 명작들을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려면, 내공이 훨씬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미슐랭 3스타 요리 좀 먹어봤다고, 본인도 명셰프는 아니라는 것이다.



▲ 어디로 흐를지 뻔히 아는 불장난



▥ 추천 : 초짜 감독치고는 나름 잘 만들었다.

▥ 비추천 : 어디서 본 건 많아가지고...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 예고편




  1.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바라보는 작은 구멍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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