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사회에서 여자들이 가지는 편견 - 어둠의 여인 (Under the Shadow,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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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쉬디(나제스 라쉬디)는 대학시절 데모에 가담한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학교측으로 부터 복학을 거부당한다. 그 때문에 같은 의대생이었던 남편(바비 나데리)과 다툼을 하게 되는 쉬디. 그러던 중 남편은 이라크와의 싸움에 이란군으로 징집을 당한다. 남편은 쉬디가 시댁에 가있기를 원하는 상황. 하지만 그곳에서 차별을 받은 기억이 있는 쉬디는 집에서 공습을 피하기로 결심한다.


  남편이 없이 혼자 딸(아빈 만샤디)과 함께 공습을 피하던 중 쉬디는 딸의 인형이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된다. 동시에 자신의 헬스 비디오도 없어진 상황. 무슬림 가정에서 비디오를 가지는 것은 금지 되었고, 쉬디는 누군가가 자신의 비디오를 치웠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꾸만 딸은 사라진 인형과 함께 집안의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상황. 미사일이 떨어지던 날. 옆 집의 여인은 미사일과 함께 유령이 찾아온다 했었고, 그 말을 믿지 않았던 쉬디의 집에도 유령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념, 종교, 그리고 무슬림의 여자로 살아남는 법.


  <어둠의 여인>의 여인은 어느날 쉬디의 집에 유령이 나타난 것을 그리고 있는 공포영화다. 동시에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사회영화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공포의 대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나고, 그 대상에 관한 분노와 공포 역시 보편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기에 <어둠의 여인>은 정말 뛰어난 영화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초반은 무슬림 여인이 가지는 수많은 편견을 이야기한다. 먼저 주인공 쉬디는 의대 복학에 실패한다. 학교측에서는 그녀의 데모 경력을 문제로 삼았지만, 그녀의 또다른 이유는 집 안에도 있었음을 의미한다. 남편이 집에서 아이를 보길 원했고, 그 때문에 복학을 할 수 없었던 쉬디. 그리고 그녀와 딸의 문제는 지하 벙커에서도 드러난다. 벙커에서 남자아이와 손을 잡는 딸. 그리고 그것을 나무라는 주변 사람들. 여자로서 무슬림 사회를 지내는 것은 그런 것 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문을 망가트린 사람이 여자일 것이라는 것 또한 그 사회가 갖는 편견일 것이다.


  쉬디와 딸이 가지는 문제를 설명할 동안 또다른 문제가 터지고 만다. 바로 남편의 입대와 딸의 인형이 없어지는 것. 그러면서 집안의 문제도 곳곳에서 터지고 만다. 남편의 전화는 '너는 딸을 보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꾸만 시댁으로 들어갈 것을 종용한다. 그리고 미사일의 폭격.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사일이 쉬디가 사는 건물을 폭격했다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바로 쉬디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공격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때를 기인해서 없어지는 딸의 인형. 그리고 나타나는 히잡(각주[각주:1])을 쓴 유령과 사라진 에어로빅 비디오. 그런 것들로 종합해 볼 때, 아마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이념의 문제로 보인다.



▲ 건물에 떨어진 미사일을 바라보는 쉬디



  그렇게 시작된 이념의 공격들은 유령처럼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여기서 딸의 인형 역시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영화의 주장일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즈음 드디어 쉬디는 유령들의 공격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된다. 결국 신 여성으로서의 자신을 포기해야 하는 일. 쉬디는 그 공격으로 부터 깨달음을 얻게 되고, 그녀의 집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는다. 


  마지막 장면 그녀는 드디어 그녀가 가진 편견들을 깨어 부수고(각주[각주:2]) 세상 밖으로 나가기를 결심하게 된다. 그녀가 떠나는 즈음 비춰지는 딸의 인형의 목이 잘려 있는 것(각주[각주:3])은 아무래도 의미심장하다. 결국 그녀는 여인으로서 받아야 하는 편견과 여인으로서 살아가길 원하는 편견을 부수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 그녀의 길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 자신의 인형을 꼭 안고 있는 쉬디의 딸


마치며...


  어찌보면 무슬림 사회는 '무당이 지배하는 우리나라(?)'보다 더욱 폐쇄적인 나라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특히나 그 사회를 살아가는 당사자이자 남성인 감독이 이러한 시선을 비추고 있다는 것은 그 사회가 밝아질 가능성이 있기에 부러움까지 생긴다. 자신들의 사회를 냉정히 분석하는 힘.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려는 시도. 그래서 이 영화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IMDb 평점은 7.7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8% (신선 53, 진부 1)로 굉장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들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선에 평단과 관객들도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에는 그런 힘이 있다. 다만 상업적으로 엄청 재밌는 영화는 아니므로, 선택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에서 만든 이 영화에는 꼭 보고 싶은 힘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전쟁으로 떠나는 남편의 말을 듣는 쉬디



▥ 추천 : 대단하다. 자신들을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이 힘이!

▥ 비추천 : 재미는 호불호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무슬림 여성들이 외출시 착용하는 의류로, 베일의 일종 [본문으로]
  2. 집을 관리하는 남자는 여자가 문을 망가트렸을 것이라는 편견적 시건을 보낸 바 있다. 즉 그 문을 부수는 것은 편견을 부순 것이라 해석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3. 인형이 가지는 관습적 개념. 즉 여자는 이러이러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인형의 머리가 떨어져 나감으로서 영화는 그 사회가 가지는 여성상을 깨어 부수겠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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