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리,으리,한 남자의 마초 놀이
<사랑은 없다>는 중년에 찾아온 일탈과 같은 불륜에 관해서 천상병 시인의 소풍에 빗대어 이야기를 한다. 어느날 장례식장에서 첫사랑 은정을 만나게 된 동하는 그녀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동하의 현재 입장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가 은정에게 끌리는 감정에 설득력을 부여하고자한다. 한때 유명한 배우였지만, 지금은 대리 기사로서 연명하는 삶. 거기에 자신과 가정을 괴롭히는 여러가지 생활고는 그의 힘듦을 더욱 힘들게 한다. 그때 나타난 은영은 그의 힘든 삶에 한줄기 숨통이 되어주며, 동하는 점점 그녀에게 빠지게 된다.
영화는 그렇게 한 중년남성. 그것도 가정이 있는 한 남자가 역시 가정이 있는 다른 여인에게 빠져가는 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 대해서 관객들이 왜 납득을 해야하는 지는 불분명하다. 힘들면 다 불륜을 해도 용서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힘든시기에는 가정 폭력을 당하는 여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주는 것인지. 영화는 작위적이고 불편한 논리로 관객들을 이해시키려한다.
▲ 오랜시간 본업에서 벗어난 생활을 하고 있는 동하
하지만 '내가 멜로를 하면 이상하지 않을까'라며 자신도 멜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배우치고는 연기가 너무 진부했다. 여전히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1989)>에서나 보여주던 80년대 연기를 보여주는 그의 연기는 이제는 예능스럽게 느껴지고, 액션이 아닌 감정으로 승부하겠다던 배우는 여전히 발차기를 날리며 그의 건재함을 알리려 한다. 때문에 <사랑은 없다>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는 사랑에 관한 중년의 아름다움이라기 보다는 김보성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고 싶은 배우로서의 발버둥처럼 느껴지기에 아름답기보다는 안쓰럽게 보인다.
여기에 중년의 아름다운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시나리오가 주는 마초적 성격도 너무 불편했다. 등장하는 여자배우들은 하나 같이 성으로 배역을 따려하거나, 가정 폭력을 당하면서도 남편을 옹호하고, 불륜을 하는 남편을 이해하려는 등 지나치게 남성 위주의 마초적 시각에서 여자를 묘사하고 있다. 이러니 동하가 하는 짓은 '남이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멘스'라는 진부함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 그러던 중 만난 은정은 그에게 숨줄기가 되어준다.
마치며...
멜로를 한다던 김보성은 여전히 '으리'를 외치고 있었고, 그들이 하는 코미디는 80년대에 머물러야 할 것이 21세기까지 따라온 기분이다. 더구나 남자 주인공이 외치는 사랑이야기 역시 우리가 왜 그들을 납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저 내가 하면 로멘스라는 진부한 공식만이 이야기를 뭉퉁그리고 있을 뿐. 제대로 된 감정의 표현조차 없다. 즉 공감할 수 없는 사랑 이야기에 진부함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만약 그가 진짜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으리보다는 진심을 담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그런 동하를 기다려주는 소영,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
▥ 비추천 : 멜로는 없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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