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투기 선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태국을 찾은 태성
형식과 진행은 진부했다.
전작 <스피드 (2014)>에서 젊은 날의 초상을 노래했던 이태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백성현과 함께 발 길 잃은 청춘들의 정처없는 발 걸음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먼 이국 땅 태국. 그곳에 모인 세 청춘 남녀들은 저마다의 발 걸음을 안고 그곳에 모였다. 격투기 선수로서 성공을 하고자 하는 태성은 말을 할 수가 없다. 단지 자신의 꿈이 그의 언어가 되고, 그 목소리가 될 뿐이다. 그의 동생 태기는 꿈이 없는 꿈을 찾기 위해 거리를 배회한다. 태성의 '생각 좀 해라'는 말은 그에게 있어, 잔소리여 별 도움이 안 될 뿐이다. 그런 태기가 먼저 만나게 된 제나는 거리의 여인으로서 자신의 웃음을 팔며 돈을 버는 성노동자다. 그녀 역시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할 지 어떻게 가야할 지는 자신도 모르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은 하나 같이 꿈같은 것을 찾고는 있지만, 그들이 바라는 것은 저 멀리 있을 뿐이다. 마치 지금의 세대를 대변하는 듯한 세 청춘들의 이야기는 암울하기만 하다. 그들에게 있어 꿈을 찾아온 태국에 그들이 찾는 출구는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 태성과는 달리 태기는 한 치앞을 보지 못한다.
<워킹스트리트>의 이야기는 <아수라 (2016)>의 김성수 감독의 1998년 작 <태양은 없다>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태양은 없다>에서는 도철과 홍기와 미미에게 태양은 없었다는 점이 선명하게 부각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관객들은 감독의 이야기에서 역설적 가치의 메시지를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워킹스트리트>에서 보여주는 이야기에서는 그 어떤 것도 선명하게 부각되는 것은 없었다.
격투기 선수로서 희망을 갖고 있는 태성이 한 일이라고는 고작 턱걸이와 발치기 몇 번이 전부였고, 태기는 꿈이 없다 말하지만, 그가 한 일이라고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기 보다는 해서는 안 될 사랑의 유형만을 보여 줄 뿐이다. 여기에 제나 역시 그녀의 출구 없는 인생을 강조하기에는 제나가 당하는 가학적 섹스의 모습만 부각된다는 점에서 불편하기만 하다. 즉 선명하게 드러나있는 청춘들의 무의미 보다는 그저 흐릿한 불편함만이 관객들을 괴롭힐 뿐이다.
먼 이국땅 <워킹스트리트>라 불리는 그곳에서의 이야기가 주는 소재. 그리고 카메라의 진중함이 던지는 화면의 모습은 나름 괜찮았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 감독의 연출에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재료들을 잘 버무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마치며...
<워킹스트리트>의 이야기는 너무 작가주의에 빠진 듯. 있는 척에만 몰두하고 있는 느낌이다. 멋을 빼고 내용을 담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청춘들의 이야기는 그것보다는 무거울 것이기에, 감독의 아는 척은 덧없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각 케릭터들이 선명한 고민거리를 가지고, 관객들에게 좀 더 어필했다면 아마도 더 괜찮은 영화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 이들은 자신들이 갈 곳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
▥ 비추천 : 청춘들의 무게는 영화의 그것보다는 무거울지도 모른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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