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랑 끝에는 뭐가 남아있는 것일까?
우디 앨런의 신작 <카페 소사이어티>는 상류층 단골 손님들을 뜻하는 단어로서, 뉴욕에서 돌아온 바비가 형의 클럽을 맡게 되고 그들과 어울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폭력으로 가득한 가풍이 싫어 헐리웃으로 갔지만, 그곳에서는 사랑의 아픔만을 안고서 뉴욕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결국 형의 일을 돕게 되는 바비. 그리고 '그 여자'와 똑같은 이름에 '한 여인(블레이크 라이블리)'을 만나고 헐리웃에서 그랬던 것 처럼 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이 영화의 초반부는 바비의 헐리웃 생활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뭐야? 그냥 담담한 멜로물인가?' 싶던 영화는 그러한 느낌을 애써 지우려는 시도도 없이 그냥 저냥 흘러가는 대로 마음껏 멜로물을 스케치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관객들은 그냥 영화가 보여주는 시선을 따라서 바비와 보니의 이야기를 그냥 바라본다. 거기서 필립이 등장을 하더라도,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는 바이기에 전혀 놀랍지는 않다. 다만 보니의 선택은 약간의 궁금증만 남길 뿐이다.
그렇게 사랑의 상처를 입고서 뉴욕으로 돌아온 바비. 이야기의 중간은 바비의 뉴욕 생활을 들려준다. 그리고 등장한 베로니카. 줄임말로 보니라 부르는 그 여인의 생김새는 다른 듯 비슷하게 그때의 그 여인을 닮았고, 바비는 무언가에 끌리듯 그녀에게 대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헐리웃의 생활을 그대로 뉴욕에 베껴오는 이야기. 이쯤에서 관객들은 왜 같은 이야기를 두 번이나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에 대한 약간의 의구심이 남게된다.
▲ 바비는 보니에게 빠진다.
마지막 부분. 영화는 그제야 하고픈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에 관해 어렴풋한 윤곽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뉴욕에 나타난 진짜 보니. 그리고 보니를 여전히 그리워했던 바비. 영화는 두 사람의 불륜 행각을 보여주며 불장난과 같은 밀회의 장면을 스케치한다. 그리고 그 흐름을 따라가게 되는 관객들의 시선. 극의 초반이 현실이었다면, 중반은 허상이었고, 종반은 성장한 그들의 생활이 가지는 '카페 소사이어티'를 보여주는 것이다.
마치 상류층들의 일장춘몽과도 같은 이 영화.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꿈인지 모를. 그리고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도 흐릿한 상황.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는 그렇게 그들의 일장춘몽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 "내가 여기서 뭘하는 걸까?"로 끝나는 긴 여운은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 내가 누굴 만날지, 누구와 사랑을 할지. 내가 전기 의자에 앉게 될지. 혹은 내세를 믿게 될지. 모든 것이 다 허상이고 어느 것이 진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우디 앨런식의 사랑이요, 인생인 것이다...
▲ 하지만 삼촌에게 보니를 빼앗기고
마치며...
우디 앨런의 신작 <카페 소사이어티 , 2016>를 보게 된다면, 가슴이 심하게 센치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느 것이 언제 어디서 다가올지 모르는 상황. 그래서 인생은 오묘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영화가 주는 긴 여운으로 인해서 우리는 한 참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고약한 영감의 고약한 이야기에 빠진 탓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꼭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을 볼 지 안 볼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우리의 인생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니깐 말이다. :P
IMDb의 평점은 6.6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9% (신선 138, 진부 61)로 준수한 평가를 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흥행에서는 3000만 불의 제작비로 1100만 불의 수익에 그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정말 멋지게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고약한 영감의 고약한 이야기는 역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 보니와 똑같은 이름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과연 어느 것이 옳은 것일까?
▥ 추천 : 가슴을 심히 센치하게 만들어버리는 이야기의 힘.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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