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유쾌한 탈무드
<킬 미 달링>의 원제는 '서프라이즈' 즉 깜짝 놀랄만한 사건을 뜻한다. 여기서는 주인공 야콥이 은밀한 여행사 엘리시움에서 선택하게 되는 서비스를 뜻하기도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깜짝 놀랄사건이 일어나 자연스레 죽음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는 바다가 유일한 연인이었던 야콥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사랑하던 바다는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를 앗아가 버렸고, 그 뒤 야콥은 36년간이나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한 채로 살아가게 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날도 슬픔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 채로 어머니를 보내드렸고, 자신 역시 아버지가 떠났던 바다 근처에서 떠나려는 준비를 하게된다.
<킬 미 달링>은 로맨틱 코미디 물이다. 하지만 기존의 로코가 보여주는 문법과는 사뭇 다른 전개를 통해서 재미를 유발한다. 여기 죽어야 사는 남자가 죽음을 선물하는 서프라이즈를 선택하는 순간부터 벌어지는 유쾌한 헤프닝들은 왠지 모를 행복함을 준다. 죽음이라는 소재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지만, 영화는 죽음이라는 표면적 소재를 통해서 다양한 이면적 이야기를 한다. 어느 날 야콥을 향해 달려오던 덤프 트럭. 불행히도(?) 트럭은 야콥과 안나의 옆을 지나쳤지만, 그 순간 야콥은 뭔가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의 집사인 뮬러(얀 데클레어)는 지킬 사람이 있어기 때문이라고 말을 하지만, 야콥은 그때가지도 자신이 뭐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 그녀와 함께 있을 수록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 이야기는 분명 로맨스 물이다. 때문에 영화는 죽음을 이야기하면서도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 하지만 어느 날 찾아온 천생의 연분으로 인해서 죽은 줄 알았던 감정이 깨어나고, 그때부터는 사랑하는 사람과 진짜 여행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로맨스의 과정은 기존의 로코들과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영화도 로코가 가지고 있는 달달함이란 이름의 문법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평생 연애도 못해 본 남자와, 알고보니 험악한 삶을 살아온 여자의 케미도 볼만하고 변형된 신데렐라식 문법 또한 연애에 대한 판타지를 주며 달달함을 이어간다. 여기에 별 것 아닌 일들로 만들어내는 긴장감 또한 나름 쓸만하기에 영화가 가져야 할 갈등의 열리고 닫힘 역시 멋지게 잘 소화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요인들이 잘 어우지기 때문에 <킬 미 달링>의 재미는 유쾌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 라디오의 화재소식에 혹시 그녀가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도 생겼다.
마치며...
이 영화. 참으로 유쾌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가수 여진의 1집 앨범 수록곡에는 '그리움만 쌓이네'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의 내용만 놓고 본다면, 헤어진 후의 감정을 노래하는 노래와 만남의 달달함을 노래하는 영화의 내용은 정반대 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리움이란 단어가 주는 울림이 아닐까한다. 야콥은 그리움을 또다른 사랑으로 채웠고, 뮬러는 그리움을 찾아 자기만의 여행을 떠났다. 각자의 가르침은 정반대일 수는 있지만, 각자가 가진 그리움은 동일하게 다가온다. 때문에 이 영화의 이야기가 유쾌하면서도 먹먹한 것일지도 모른다.
네덜란드의 단편 소설이 원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IMDb 평점 6.6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80% (신선 5, 진부 1)로 비교적 높은 평점을 보여주고 있다. 감자는 개인적으로 뮬러의 지고지순함에 끌리는 편인데, 그의 모습에서 많은 것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 그리고 내 감정이 첫 눈에 반했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 추천 : 사랑은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것.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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