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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악인이 펼치는 정당성 없는 싸움들
<두 남자>는 우연히 얽히게 된 진일과 형석이라는 두 남자의 모진 악연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두 남자는 모두 거리의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고 있다. 거리에서 절도행위로 근근이 하루 살이를 하는 진일이나, 한 때 잘나가는 업주였지만, 투자에 실패를 하고 지금은 집까지 압류당한 형석은 노래방에서 불법으로 도우미를 데리고 있는 악덕 업주다.
영화는 두 남자의 삶에서 공통정을 보여주려 부단히 애를 쓴다. 각자의 삶이 바닥을 기는 것은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기에 그런 것이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제도적 문제가 낳은 사생아라는 것을 주장하는 듯 하다. 때문에 <두 남자>는 그들의 삶에 한 가지 숨길을 만들어 놓고, 그것들을 통해서 관객들의 동정몰이를 시도한다. 즉 그들은 나쁜 놈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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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에서 도둑질을 하며 하루살이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
하지만 좋은 말로 해서 도둑질이지 진일이 하는 행위는 약탈, 사기, 절도, 납치 등 용서할 수 없는 행위로 가득하다. 때문에 관객들은 그가 피해자로 묘사가 되지만, 거기에 동조할 수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즉 걔들을 왜 용서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이 부족한 것이다. 또 한 편의 피해자인 형석 역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악을 쓰고 일을 한다고 주장을 한다. 가정에서는 한 없이 따뜻한 그의 모습은 영화의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형석 역시 '내 자식이 소중한 만큼, 타인의 자식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는다는 점에서 두 남자 모두 똑같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들을 옹호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흘러가던 두 남자의 탈선(Derailed)은 정해진대로, 극한 상황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부분은 영화가 그동안 쌓아왔던 극적상황을 폭발하는 작업으로 보인다. 그래서 영화는 그들이 준비한 최고의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경찰과 형석과 성훈 모두에게 쫓기는 진일의 상황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너무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 티가 나기에 클라이맥스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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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일과 가영의 뒤를 쫓는 성훈은 형석에게 그들의 행방을 묻게 된다.
마치며...
두 악인들의 싸움. '누가 누가 더 나쁜가'를 대결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때문에 쫓기는 진일도, 쫓는 형석도 모두 다 부질없는 몸짓으로 느껴진다. 즉 어느 쪽이라도 옹호할 마음이 생겨야 거기서 잡히면 안되다는 긴장감이 발생하지만, 두 남자들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이들이기에 정당성은 어디에도 없었다.
여기에는 영화의 연출이 주는 부족함이 큰 아쉬움을 보인다. 즉 그들에게 정당성을 제대로 부여하지 못했고, 때문에 진일도 형석도 그저 나쁜 놈들로만 포장이 되고 만다. 때문에 정당성의 부여를 통해서 관객들을 한 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영화의 연출에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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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으로 치닫는 이들의 이야기에 끝은 어딜까?
▥ 추천 : ...
▥ 비추천 : 우리가 왜 그들을 응원해야 하는가?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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