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븐 인 더 다크 (Heaven in the Dark, 2016)
멜로 영화의 틀을 한 종교 영화, 종교 영화의 틀을 한 멜로 영화.
<암색천당>은 어둠속의 천국이라는 의미로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두 남녀의 비밀을 찾아가고 있는 멜로 스릴러 물이다. 한때 성공한 사회 운동가 이자 동역자들이라는 단체의 CEO로서 국제 구명 기구에서도 명망을 얻고 있던 마르코. 동시에 목사였던 그는 무슨 일인지 완전히 타락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미쉘과의 사이는 어떠한 비밀이 있는 것 같지만, 그 비밀 역시 평안해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리고 영화는 모두가 궁금해 할 과거의 그때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과연 무슨일이 있었기에 목사이자 CEO 였던 사내가 이토록 망가지게 된 것인지, 그리고 미쉘은 왜 그를 용서한다고 하면서도 원망스런 눈빛을 보내고 있는지에 관해 영화는 '자 개봉박두' 라며 숨겨진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한다.
5년 전 그때. 꿈 많은 젊은이 미쉘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CEO 마르코에게 호감을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를 더 알고 싶다는 마음에 마르코가 부역하고 있는 '진리 교회'로 까지 나가게 되는 미쉘. 그녀가 다니는 회사의 룰은 종교와 일을 구분한다는 의미에서 마르코가 부역하는 교회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묵시적 룰이 있음에도 그녀는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마르코를 더 알기 위해 그가 있는 교회에 계속 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영화는 미쉘과 마르코 사이에 묘한 흐름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영화의 이러한 흐름은 현재의 미쉘과 마르코의 관계를 더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날 사랑하지 않았냐" 고 예속 묻는 마르코와 "절대 아니다"는 미쉘의 대화에서는 과거의 그러한 관계가 더욱 수상쩍게 느껴지며, 관객들은 두 사람 사이에 있는 '뭔가'에 대해서 계속 궁금해하게 된다.
▲ 5년 전 그날 두 사람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렇게 흘러가던 영화는 중반 이후를 넘어가며, 지금의 타락한 마르코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한 번 놀라게 되는 관객들. 두 사람의 과거 모습을 봤을때 미쉘이 한 행동은 이해할 수 없기에, 여기까지의 반응으로만 본다면 미쉘의 치정이 얽힌 복수극으로 인해서 마르코가 망가졌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즉 영화는 중간의 반전을 통해서 미쉘이 행한 행동에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함을 배치하며, 너무 이른 반전을 건 까닭에 대해서도 또다시 궁금증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영화는 멜로 스릴러라는 표현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는 연출의 기법이 뛰어나다. 마르코와 미쉘의 관계를 돌고 돌게 만들며 그들의 비밀을 계속해서 쫓게 만드는 감독의 연출은 이야기의 끝을 알 수 없게 만들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게 된다. 때문에 끝을 알 수 없는 이 이야기에 관객들은 점점 더 빠져 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알 수 없는 미궁으로 관객들을 빠트린 영화는 이제 마지막으로 흘러가며 미쉘의 알 수 없는 행동에 관한 또 한 번의 반전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그 마지막이 등장할 때 쯤에야 드디어 관객들은 마르코가 왜 그러한 벌을 받았는지에 관해서도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 그날이 원망스러운 한 남자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을 맺지는 않는다. 모든 것의 베일이 밝혀진 그때. 하지만 거기에는 게운치 않은 그들의 과거가 남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 미쉘은 성경의 문구를 인용한다.
『또 내가 죽은 자들을 보니, 작은 자나 큰 자나 하나님 앞에 서 있는데, 책들이 펴져 있으며 또 다른 책도 펴져 있는데 그것은 생명의 책이라. 죽은 자들은 자기들의 행위에 따라 그 책들에 기록된 대로 심판을 받더라』 (요한 계시록 20:21)
저 문구는 영화에 등장하지 않지만, (보좌 - 영화에서는 하얀 왕좌 - 가 등장하는 다니엘서 7:9~10 의 말씀도 있음) 대략적으로 유추해 볼 때 심판의 날에 보좌 앞에서 심판을 받는 백성들에 관해 묘사를 한 것이라 사료된다.
즉 미쉘 역시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라 말하고 있는 것인데, 아마도 그녀 역시 자신의 마음을 속였기에 그것에 대해서 심판을 받을 것이라 죄책감에 쌓인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마르코와의 키스 후 '나를 사랑하냐?' 고 물었던 미쉘이기에 그녀 마음 속 죄책감은 마르코에 대한 심판보다도 그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마르코가 황금색 분수에 몸을 담그게 되는 장면 역시 '세례'의 한 부분을 빌려오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즉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또다른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마르코는 드디어 자신이 잘 못을 알고 진심으로 다시 속죄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즉 세례란 '다시 태어남', 그리고 '진정한 구원'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영화에서는 두 가지 의미를 모두 차용하여, 진실을 마주하게 된 마르코가 드디어 회개와 원래의 길로 돌아갈 것 수 있게 된 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 그날을 용서하고 용서받고 싶은 한 여자
마치며...
<암색천당>이 보여준 로맨 스릴러의 모습은 잘 짜여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었다. 두 남녀 간의 감정의 흐름도 잘 표현하고 있었기에 멜로물로서의 모습도 괜찮은 재미를 주고, 여기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마르코와 미쉘의 비밀을 향해가는 이야기는 스릴러로서 잘 짜여진 스토리를 보여준다.
물론 영화에 담겨진 종교적 의미는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할 수 있지만, 영화가 다음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잘 숨겨놓고 있기에 관객들은 불편함을 감내하고 다음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반면 영화가 숨겨놓은 종교적 의미의 차용부분은 종교를 접하지 못했던 분들에게는 조금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점도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더구나 그것에 대해 알 수 있는 힌트가 성경 외에는 전혀 없었기에 그러한 아쉬움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 그날의 기억은 밝혀질 수 있을 것인가?
▥ 비추천 : 이야기의 흐름이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중요한 힌트들도 종교적이라는 점은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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