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그들은 누구를 지킨 것일까?
<빌리 린스 롱 하프타임 워크>는 제목 처럼 걸프전의 영웅 빌리 린이 긴 휴가를 받고, 거기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내고 있다. 전쟁 중 우연히 버려진 카메라에 빌리의 모습이 담기고, 그 모습으로 인해 빌리는 온 국민의 전쟁 영웅이 된다.
이 영화의 처음은 코미디처럼 가볍게 출발을 한다. 휴가를 나온 군인들은 장난스레 총각파티를 즐기듯, 광란과 음담패설로 밤을 지새우며 젊은이들이 휴가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영화는 죽음에 관한 먹먹함을 보여주며, 우리가 생각했던 가벼운 이야기는 잘못된 접근이었을 알려준다. 그리고 마치 그 모습은 우리네의 초혼(각주)의식을 떠올리게 하며, 먼저 간 이의 그리움을 애타게 표현하고 있다. 1
그러면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영화는, 모두가 빌리와 참전용사들을 영웅으로 추앙할 때 그 이면에 또다른 아픔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관객들은 빌리의 아픔이 어디서 연유하고 있는지에 관해 궁금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이야기가 진행 될수록. 현재의 상황과 그와 맞물린 과거의 상황을 교차해서 보여주기 시작한다. 거기에는 빌리가 브림을 구하기 까지의 과정도 들어있으며, 빌리가 휴가 후 집으로 돌아와 캐스린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담겨있다. 그 모습들은 빌리가 현재 겪고 있는 고뇌의 흔적들의 근원적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데, 거기서 보여주는 화면은 곧바로 빌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로 연결되면서 이야기를 흔드는 가장 중요한 갈등 곡선이 되어주는 것이다.
▲ 브람을 끝내 구하지 못한 빌리의 아픔
<빌리 린스 롱 하프타임 워크>에는 빌리의 갈등과 함께, 대중이 바라보는 전쟁에 관한 시선도 함께 녹여내려 애를 쓴다. 혹자는 기름전쟁이라 치부하는 일. 또 다른 이는 결국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또 누군가는 전쟁을 쇼에 비유하며 그들이 누구를 위해 싸운 것인가에 대한 여러 질문들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흘러가던 영화는 빌리들의 영웅적 행동이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보잘 것 없는 일'이라 이야기 하며 그들의 행동을 폄하하는 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그들이 가진 아픔의 무게를 돈으로 계산하려는 자들. 결국 이야기는 그 가운데서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빌리의 모습을 비춰주며, 전쟁이란 누구의 쇼도, 누구의 돈 벌이도 아닌 자신들의 명예요 자신들의 값진 선택이었다는 것을 주장하며 훈훈한 마무리를 한다.
▲ 캐스린은 동생이 군에서 제대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마치며...
이 영화는 미군들의 시선에서 미군들의 고뇌와 아픔이 잘 그려져 있다. 조국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싸운다고 믿는 이들. 하지만 세상은 그들과는 다른 논리로 전쟁에 접근하며, 그 가운데서 혼란을 겪는 군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빌리나는 인물이 보여주는 다양한 갈등은 현재의 미국과 미국을 지키는 자들의 명예와 상처로 잘 연결이 되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전쟁영웅들의 이야기에서는 반대편의 이야기를 생략할 때가 있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빌리 린스 롱 하프타임 워크> 역시 반대편의 이야기는 제대로 언급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편함이라는 연장선장을 보여주게 된다. 분명 전쟁은 그들의 아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전쟁은 모두의 아픔이라는 점을 간과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 것이다.
IMDb 평점은 6.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46% (신선 52, 진부 61) 등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낮은 편이다. 대부분 애국심을 건드리는 영화에서 미국인들의 평가가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본다면 이러한 낮은 평점은 약간은 의외로 다가온다. 여기에는 스포츠의 장면과 극의 분위기가 동 떨어져 있었음을, 그리고 전쟁의 이면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음에 대하여 혹평을 보내는 시선이 보이고 있었다.
▲ 전쟁을 쇼로 생각하는 사람들. 과연 빌리는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 추천 : 빌리의 고뇌가 주는 그들의 딜레마.
▥ 비추천 : 니들만 아픈게 아니란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 예고편
- 그리워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의 옷가지를 들고 지붕 위에 올라 그의 이름을 세 번 외치는 풍습. 그렇게 하면 죽은이의 혼이 되돌아온다고 믿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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