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을 뛰어넘은 그녀들의 위대한 이야기
세상에는 똑같은 일은 하지만, 다른 물을 마시고,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며, 승진이란 꿈을 꿀 수도 없었던 사람들이 존재했었다. 시대는 그들을 흑인(각주)이라 불렀고, 남들과 다른 이름을 주는 대신에 남들과 다른 대접도 받아야만 했었다. 더구나 그들이 하얀 피부의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볼 때 이것은 완전한 차별이었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받게 되는 차별. <히든 피겨스>는 바로 억울한 차별을 이겨내고, 역사에 새겨진 세 여성들의 위대한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1
<히든 피겨스>는 분명 인종차별을 뛰어넘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캐서린이 흑인 전용 화장실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이 받는 차별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려 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영화 곳곳에는 '흑인 전용'이라는 문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은 'OO전용'이라고 하면 OO에 대한 배려라고 볼 수 있지만, 당시의 상황은 정반대. 즉 '여기는 우리들 것이니, 너희들은 저쪽으로 다녀라'는 뜻인 셈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차별'이라 부른다.
▲ 수학에는 뛰어난 재능을 보이면서도, 인종 차별을 겪어야만 했던 케서린
영화는 바로 이러한 '차별'의 현장을 보여주며, 능력과는 상관없이 피부색만으로 사람을 구분했던 당시 무지함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캐서린이 이리저리 뛰어나는 모습을 경쾌한 음악과 함께 희화시키는 듯 보이지만, 정작 희화의 대상이 되는 것은 캐서린이 아니라는 것 쯤은 모두가 알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히든 피겨스>의 이야기에 '차별'만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전체 이야기에서 보자면 '곁다리'쯤으로 해석 될 수는 있겠지만, 영화 속 '우주 경쟁'이라는 소재는 캐서린들의 능력을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당시 최초의 우주인, 최초의 달착륙 등과 연계되며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준다. 때문에 이들의 능력이 어서 쓰이길 바라는 드라마가 완성되게 되고, 그 안에서 뛰어난 능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지를 비판하게 되는 것이다.
▲ 엔지니어링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매기 역시 인종 차별을 겪는다.
마치며...
만약 <히든 피겨스>의 이야기가 그들의 차별에 관해서만 깊숙히 그리고 있었다면, 아마도 '노예 해방'과 같은 무거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이야기는 무거움 대신 경쾌함을 선택했고, 그 가운데서 능력있는 여성들이 제대로 쓰임받길 원하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즉 피부색으로 인한 차별은 분명 잘 못 된 것이지만, 영화는 단순히 피부색으로 인한 억울함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닌, '우리도 너희만큼 뛰어나니 인정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의 사회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되는데, 여성이기 때문에 대우를 해주자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여성에게 제대로 된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물론 <히든 피겨스>의 여성들은 대놓고 막고있는 천장을 뚫고 나가야 했지만, 지금의 여성들 역시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을 뚫어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가 던지는 이야기는 피부색을 뛰어넘어서 깊은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IMDb 평점은 7.9, 로튼 토마토 지수는 93% (신선 211, 진부 17)로 이 영화에 대한 평점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인종차별을 뛰어넘은 그들의 이야기에 미국인들의 위대함까지 끼어넣는 교묘함도 보이지만, 그런 것들이 미국들 위주인 두 사이트에서 높은 평점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보기에도 영화의 감동은 멋지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괜찮은 재미를 느끼 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들의 도전은 넘사벽같은 차별의 문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재미와 숭고함을 모두 잡은 영화의 연출력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맞는 표현이지만, 영화의 초반에 등장한 표기를 따라 흑인이라 적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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