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와 드라마, 그리고 포스트 묵시록은 모두 겉돌기만 한다.
<영원스>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땅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욕심과 복수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과거에 자신의 땅이었던 곳. 하지만 세계가 메말라버린 후 그 땅은 어니스트의 소유가 된다. 플렘은 그 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못하고, 계속하여 어니스트의 주위를 멤돌다 사고는 터지고 만다. 그리고 반복되는 악의 순환은 결국 꼬리가 잡히고, 이야기는 복수의 막을 위해 흘러가게 된다.
이 영화는 땅이라는 주제를 영 원스라는 제목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 원스에 대한 욕심으로 인해 사람들이 탐욕으로 물들어가는 이야기는 각각 세 개의 챕터를 통해서 보여지고 있다. 각기 세 명의 등장인물의 이름을 따온 챕터는 챕터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게 된다. 먼저 어니스트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는 어니스트가 자신의 땅을 되살리기 위해 송수관 인부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하게 되는 과정과 그가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플렘이 왜 땅에 집착을 하는 가를 보여주게 된다. 마지막으로 제롬의 이름을 딴 챕터에서는 모든 것의 비밀이 밝혀지고 난 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렇게 땅에 얽힌 세 사람의 처절한 관계를 묘사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 이야기지만, 그 끝의 모습은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이야기는 어니스트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문제를 야기시켜 그것으로 갈등을 만들고,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드라마의 기본 스토리로 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갈등의 조장과 그것이 해소되는 과정은 지나치게 억지스럽다. 마치 문제를 일으켜야만 다음의 챕터가 만들어진다는 듯이 영화는 억지로 갈등을 조장하게 되는데, 그 억지의 정도가 납득의 수준을 벗어나기에 불편함을 보이게 된다. 여기에 포스트 묵시록의 세상을 창조하고 그것을 통해 플렘의 집착이 가지는 원인을 만들려고는 했지만, SF의 사고를 빌려온 것 치고는 그것을 활용한 또다른 무엇이 없기에 이야기가 그리는 포스트 묵시록의 세계는 피상적으로만 비춰지는 것이다.
▲ 기계 당나귀를 가지고, 아내에게 면회를 간 어니스트, 그리고 제롬
마치며...
피상적인 묘사와 설득력이 부족한 갈등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대단원을 향할 수록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래서 2014년에 제작된 영화가 이제서야 개봉을 하게 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영화의 모습은 실망스럽다. 특히나 마이클 셰넌, 니콜라스 홀트, 엘르 패닝이라는 스타파워를 이정도로밖에 활용하지 못한 영화의 이야기에는 더더욱 실망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IMDb 평점은 5.9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43% (신선 13, 진부 17)로 <영원스>는 평점과 평가에서도 아쉬움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피상적이기만 한 영화의 모습으로 볼 때 이러한 결과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좋은 배우들의 열연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그날의 비밀을 알게되는 제롬의 선택은 무엇을 가리키게 될 것인가?
▥ 비추천 : 스타파워를 가지고 국을 꿇이고 있는 영화의 아쉬움.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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