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밤의 곡예와 소녀들의 성장 드라마: 소녀 (少女, Girl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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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한때 일본 제일을 꿈꿨지만, 지금은 경기 중 입은 부상으로 장애와 왕따를 당하게 된 아츠코(야마모토 미즈키). 그런 아츠코를 바라보며, 묵묵히 편이 되어주는 아키(혼다 츠바사)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다. 하지만 아키가 쓴 소설이 담임교사 오구라(코지마 카즈야)에 의해 문학지에 등단이 되던 날, 아츠코는 그것이 아키의 소설임과 소설 속 주인공이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소녀는 친구를 잃고, 다른 한 소녀는 자신의 작품을 빼앗기던 날. 소녀들의 밤의 곡예는 시작되게 된다.


  끝이 보이질 않는 어둠 속. 그 속을 걸어가는 각자의 이야기. 그 속에는 아키도, 아츠코도, 그리고 모든이의 어둠이 속해있다. 어둠이 지배하는 도시. 밤의 곡예와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펼쳐지게 된다.



▲ 소녀 일본판 책 표지(가운데)와 포스터(좌, 우)


문학적 표현과 짜임이 굉장히 훌륭하다.


  <소녀>는 일본의 베스트 셀러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미 <고백> 등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들려줬던 미나토 가나에는 이번 작품 <소녀>에서는 밤의 곡예와 그것으로 인한 어둠을 묘사하며, 소녀들의 성장 드라마를 어둡고, 침울하게 묘사하고 있다.


  베스트 프렌트의 죽음을 직접 목격했다는 전학생의 자랑 섞인 목소리. 그것을 부럽다고 생각한 유키는 자신도 사람이 죽는 순간을 목격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이야기는 소녀들의 아픔을 어둡게 채색하며, 미나토 가나에 특유의 다크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관객들을 몰아부치게 된다.


  <소녀>는 처음부터 강렬한 시작을 보여주며 출발한다. 하지만 곧이어 그것이 소녀의 소설 중 일부임을 보여주며, 소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궁금증의 전말은 그것이 아츠코와 아키의 이야기임을 보여주게 되고, 그때 이야기는 아츠코의 소설 '밤의 곡예'가 가리키는 대상을 찾아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게 만든다. 보여지는 진실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밤의 곡예는 무겁도록 차갑고, 두렵지만 놀라운 비밀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아키의 소설 '밤의 곡예'가 가지는 무게와 의미에 관한 이야기를 현실과 결부시킨다. 그렇게 연결된 이야기는 각자의 어둠을 드러내게 되고, 그 순간 <소녀>는 '밤의 곡예' 중 일부를 읊어주게 된다. 그렇게되며 우리들은 영화의 이야기가 결국 밤의 곡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소녀들의 밤이란 무엇이며 무엇으로 인한 것인지에 관해 호기심을 갖게 된다. 아키가 가진 어둠은 어린 시절의 아픔과 친구에 대한 사랑을. 아츠코의 어둠은 어린시절의 기대감이 만들어낸 산물과 그것이 무너짐을 경험한 데서 발생하는 비뚤어진 왜곡. 그리고 소녀들이 만나게 되는 인물 역시 각자의 어둠을 드러내게 되고, 영화는 이것들이 모여 밤의 곡예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소녀>의 장점은 베스트 셀러를 영화로 만든 만큼, 소설의 문학적 표현을 영상으로도 훌륭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전작 <해피해피 와이너리 (2014)>, <해피해피 브레드 (2012)>,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2015)> 등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로 대상을 통한 인간의 삶을 자연스럽게 묘사했던 미시마 유키코 감독은 이번에도 본인의 장기를 살려, 각 인물들의 관계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성공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케릭터들의 연결은 뒤로 가며 커다란 충격과 놀라움을 안겨주게 되는데, 소설 속 짜임을 이토록 놀랍게 재현했다는 점은 감독의 역량을 엿볼 수가 있었다는 점에서 또다른 재미가 된다.



▲ 둘 사이에 누군가가 들어오고, 둘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긴다.


마치며...


  아키의 소설을 잃어버린 날. 팽팽하게 잡고 있던 끈들이 무너지고, 각자의 어둠이 드러나게 된다. 그 사이 아키와 아츠코의 사이에 시오리(사토 료)가 등장하게 되고, 밤의 곡예를 모두를 휘감게 된다. <소녀>는 이러한 일련의 은유들를 영상으로 훌륭하게 옮겨오게 되고, 우리는 문학적의 표현의 영상화가 주는 재미에 훔뻑 빠지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기존에도 텍스트를 영상화하는 여러 작업들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영화들에서 텍스트가 가지는 빈칸과 은유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텍스트의 질감을 영상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의 이야기는 굳이 소설을 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영화가 보여주는 그것은 종이의 질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잘 만들어진 극이 주는 재미로 인해, 소설과 영화를 모두 감상한 것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가 있게 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지금, 그 재미를 여러분들께도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 같은 곳을 향해 달려가는 두 소녀. 이들의 길고 긴 밤의 곡예는 웃음을 맞이 할 수 있을 것인가?


소녀 (Girls)
일본 2016. 드라마, ..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혼다 츠바사야마모토 ...






▥ 추천 : 정말 좋은 소설를 정말 재밌게 만들어냈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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