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묵직함이 느껴진다.
<슈프>는 앞 날이 창창하던 한 사내가 동생의 죽음을 통해 뒷골목의 세계로 입문을 하게 되는 과정과 그 속에서 프랑스 사회의 이면 속 유색인종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에 대한 모습을 함께 그리고 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슈프는 아랍어로 '보다 / 보기'라는 뜻을 지닌 단어다. 제목그대로 영화의 모습은 과거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이슬람 문화권의 나라들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의 모습을 비춰주며 이야기를 꾸려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영화에서 말하는 '보다'의 의미는 뒷골목의 삶을 전전해야 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바라보다'라는 뜻도 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유색인종임을 발견하게 된다. 주인공도 그리고 주인공과 엮이게 되는 이들 모두가 그러한데, 그들의 이면을 조금 더 살펴보면 그들이 불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에서 건너왔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그럼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그들의 모습은 두 번째로 큰 도시의 화려함보다는 화려함 뒤에 숨은 그들의 이면을 더욱 자세하게 비추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이러한 것 역시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의 일환이라고 생각이 된다.
<슈프>는 그러한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통해서, 그들이 왜 돈을 모으고 왜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며,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가를 보여주게 된다. 돈을 벌어 밑바닥을 탈출하려 하면 할 수록 더욱 더 깊이 빠지게 되는 모순들. 거기에 그들의 피를 빨아먹는 경찰들의 모습까지 녹여내며 <슈프>의 이야기는 그렇게 자신들의 이면을 낱낱이 고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가 던지는 영화적 메시지에는 묵직함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슈프>가 지니는 어두움은 이 영화를 선택하기에 조금은 망설임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 영화가 지니는 이러한 색채적 특징은 이야기의 메시지를 묵직하고도 선명하게 던지는 효과는 있지만, 반면에 이야기의 흐름을 질질 끄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갱스터들의 투박한 싸움을 기대하신 분들이라면, 조금은 실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점점 더 그들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는 소피안(가운데)
마치며...
영화의 마지막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이라 여겼던 소피안에게 보여준 충격적인 결말은 결국 그들의 삶이 헤어나올 수 없는 파리지옥이라는 것을 보여주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슬럼의 도돌이표. 그렇게 영화가 던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며, 신분 상승의 벽에 가로막힌 우리 사회와도 유사함을 느끼게 된다. 이는 모습은 다르지만, 그 안의 내용은 비슷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시사를 남기게 되는 듯 하다. 다만 이 안에서 생각했던 재미를 찾으려던 분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남을 것 같다.
IMDb 평점은 6.6점으로 준수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영화가 보여주는 모습의 준수함과도 비교되는데, 영화 역시 묵직함을 던지며, 그 안에서 자신들의 이면을 고발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 동생의 복수를 위한 소피안의 결정. 과연 그 일은 어떠한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 인가?
▥ 추천 : 그들의 이면을 낱낱이 까발리다.
▥ 비추천 : 갱스터 어쩌구 하는 제목에 속는다면 실망할지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중간에 소피안 여자친구의 노출 및 베드신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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