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쓸 곳 없는 젊음의 쓸모없는 낭비
스코틀랜드의 한 시골구석, 그곳에는 마크, 벡비, 식보이, 스퍼드, 토미(케빈 맥키드)라는 녀석들이 힘쓸곳을 찾지 못해, 이리 저리 방황을 하고 있었다.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왕엄마의 집에 찾아가, 잘 조재된 마약을 맞으며 자신들의 섹스 파트너를 찾아나서는 것. 그리고도 주체 못하는 힘들은 결국 폭력을 낳게 되는 무의미한 일들을 반복을 낳고 만다. 그리고 <트레인스포팅>의 녀석들의 이야기는 그러한 무기력한 삶 위를 채우며, 젊음이 갈 곳을 잃었을 때 나타나는 방황의 정도를 잘 표현하고 있게 된다.
이 영화는 어빈 웰시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스코틀랜드를 배경하는 5명의 젊은이들의 하릴없는 방황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점은 젊음의 함성을 이야기할 때, 방황이란 녀석들의 울분의 표출이라고 외쳤던 일반적 청춘소설들과는 약간의 차이점을 보이게 되는데, <트레인스포팅>의 녀석들은 힘 쓸 곳을 찾지 못해 자신들의 힘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90년대를 살아갔던 젊은이들의 공허함이 잘 묻어난다고 할 수 있겠다. 제목 <트레인스포팅>은 소설 속에서 잠깐 언급이 되고 있는데, 마크의 팔뚝 위 정맥주사 자국이 균일하게 나열되어있는 것이 마치 기찻길과 같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고, 작가 어빈 웰시는 '기차역에서 가차번호판의 숫자를 적는 이'를 뜻하는 은어 '트레인스포팅'에 그들의 무기력한 삶을 비유하여 지금의 제목이 완성된 것이다. 즉 <트레인스포팅>이란 무기력한 녀석들의 무기력한 저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온통 달리고(쫓기고), (고함을) 지르고, (술과 마약에) 취하고, (매일) 싸우는 녀석들의 이야기만 가득하다. 그러한 행위 이면에는 갈 곳이 없다는 근원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데, 영화는 지금 보아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연출기법으로 녀석들의 모습을 감각적인 화면에 수를 놓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 그들의 무기력함 위를 지나는 경쾌한 OST의 향연은 녀석들의 일과를 비트는 듯 한 효과까지 더하게 되어, 스코틀랜드를 살아가는 마크와 친구들의 모습을 통통 튀는 듯함으로 그려내는 것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트레인스포팅>이 지금에 와서도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의 사회가 가지는 젊은이들의 무기력함과 1990년대를 살던 녀석들의 모습이 지나치리만큼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그 때문인지 영화는 <트레인스포팅> 녀석들의 20년 후를 그린 <T2: 트레인스포팅 2>을 준비하고 있으니, 그때의 상황이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트레인스포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
마치며...
20년 전, <트레인스포팅>의 이야기를 읽고 녀석들의 하릴없는 방황에 어린 감자 또한 그들과 같은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음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아울러 <트레인스포팅>의 이야기는 소설이 영화보다 200% 더 많은 것을 들려준다. 그 안의 마크도, 벡비도, 식보이, 스퍼드, 토미들은 모두 생동감 있는 몸짓으로 저마다 정처없는 발 걸음을 띄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읽어도 녀석들의 이야기는 전혀 손색이 없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임으로 아직 <트레인스포팅>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유하고 싶다.
녀석들의 이야기는 IMDb 평점 8.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0% (신선 73, 진부 8)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화보다 책이 주는 감동이 더 크게 밀려온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라며, 영화도 아직 못보셨다면 꼭 감상하시길 추천하는 바이다.
▲ 토미를 제외한 이 녀석들의 20년 후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 추천 : 그 녀석들의 하릴 없는 반항을 감각적으로 잘 그려내는 수작.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주연 배우들의 전라 및 성기노출이 등장)
- 선정성 : ★★★ (섹스, 폭력, 마약 등이 자극적으로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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