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로울 것만 같았던, 그들의 시작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공동체적 삶의 허상에 관한 이야기다.
이야기의 처음은 안나에 의해 그들의 가족만의 공간이 모두의 공간으로 바뀌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처음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함께 살면 부담이 덜어진다는 이유. 그리고 서로 다른 그들의 동거는 모두가 행복할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그들의 이상은 얼마지 않아 헛점을 노출시키게 되고, 평화롭던 그들의 삶 역시 큰 위기에 봉착하고 만다.
<사랑의 시대>의 원제는 'Kollektivet' 로서 공동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어떤 이유로 '사랑의 시대'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에서 주장하는 모습은 1970년를 배경으로 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행해진 사민주의'의 이상과 실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7세부터 19세까지 코뮌(Commune)에서 생활했던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데, 영화 속 다양한 군상들이 살아가는 대 저택은 그의 청소년기를 보낸 가정의 복사판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마스 빈터베르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회상할 때 그것을 이상이 지니는 실패로 묘사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의 전작 <더 헌트 (2005)> 역시 그랬었지만, 이번 작품 <사랑의 시대>에서도 그는 공동체란 실패한 하나의 이상주의로 치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공동체적 삶을 먼저 제시한 안나. 그녀가 바라는 공동체란 모두가 하나되고 가족과 같은 이상을 공유하되, 경제적 분담은 서로 나눌 수 있는 그런 유토피아를 지향하고 있었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하지만 시간 흐르고, 하나 둘의 문제점을 노출하게 되는 영화는, 그 안에서 감정이라는 것들이 노출되고, 그러면서 그들의 이상주의도 점점 파괴되어감을 보여주게 되는 것이다. 결국 리더란 없다던 그들의 공동체에 리더라는 것이 발생하게 되고, 서로의 의견도 부딪히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는 그들이 추구했던 이상주의란 허상에 불과했다는 자조적 메시지와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 공동체의 새싹 빌라스의 아픔이 드러나는 것을 계기로, 그들의 문제점도 노출이 된다.
마치며...
영화에서 공동체를 주장했던 건 안나였다. 하지만 결국 안나가 떠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영화는 그들의 공동체가 실패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동시에 공동체에서 자라던 빌라스의 죽음 역시 그들의 이상주의의 몰락과 궤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게 다가온다. 새로운 시대를 대변하는 빌라스가 세상을 떠나고, 공동체의 창시자 안나 역시 그들 곁을 떠나야 하는 것으로써 영화는 그렇게 그들의 이상에 대한 풍자만을 남기고, 대미를 장식하게 된 것이다.
IMDb 평점은 6.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3% (신선 53, 진부 22)로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영화가 보여주는 그 당시 모습의 비판적 시선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결국 극으로 치닫는 이들의 관계. 과연 에릭과 안나의 선택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공동체적 삶이 가지는 이상과 실체에 관하여...
▥ 비추천 : 1970년대 사민주의에 관한 이해가 약간은 필요하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등장배우들의 전라 및 성기노출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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