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적 문법 안에 젊은이들의 방황이라는 주제를 담다.
미국의 달콤함이라는 <아메리칸 허니>는 제목부터 반어적인 느낌을 강조한다. 극의 주인공 스타는 집에서는 아버지에게 성적인 학대를 당하며, 춤에 빠진 어머니를 대신하여 집의 가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며 지낸다. 그녀의 일상은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을만한 음식을 구하는 것이 일과다. 그러던 중 스타는 자유분방한 제이크의 무리와 만나게 되며, 지긋지긋한 집에서 탈출할 기회를 얻게 된다. 집을 탈출하면 자신도 제이크들이 가지고 있던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맏었던 스타.
영화는 스타가 제이크들의 무리에 합류하게 되면서 부터의 일들을 그린다. '사람들은 모두다 죽은별과 같다며' 어머니로부터 스타라는 이름을 부여받은 스타. <아메리칸 허니>는 제목처럼 미국의 달콤함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미국사회의 암울한 단면을 그린다. 스타가 처음 합류한 무리는 다단계로 잡지를 판매하는 노숙자들의 모임. 그들은 자신들을 루저라 부르며 '루저의 밤'이라 부르는 그들의 파티를 열어 루저 오브 더 루저를 뽑는다. 하지만 루저의 밤에서 펼치는 루저대결은 누가 누가 더 루저냐기 보다는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존재론을 펼친다는 점에서 또다른 반어적 의미로 다가온다.
살기위해 자신을 속이는 그들의 삶. 그 속에 끼인 스타는 무리의 일등 영원 사원 제이크와 함께 다니지만, 동정심을 속이는 다른이들의 영업방식을 비난하며 자신은 그들보다 나은 것처럼 말하던 그가 사실은 더 심한 거짓말쟁이였다는 사실에 회의어린 반항을 표출한다.
그렇게 자유인줄로만 알았던 유토피아가 실은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스타는 그즈음에서 '꿈'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무게나도 들어본적이 없는 질문. 하지만 그것은 비단 스타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고, 그 다음 보여주는 제이크와의 대화를 통해서도 그들에게는 누구도 꿈에 물어본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아픔을 주로 다뤘던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는 꿈을 잃은 젊은이들의 정처 없는 방황에 대한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스타는 제이크와의 첫 번째 영업에서 자신들과 똑같은 춤을 추고는 있지만, 자신들과는 다른 아이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자유는 역시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지만, 부유한 그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은 너무도 크게 다가온다. 영화는 이처럼 사회에서 배제된 젊은이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속 주인공 스타는 어딘가 무성의해 보이고, 일에서도 성실함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보이는 것과는 달리 행동수칙을 밤새 외우고, 거짓말을 하는 다른 무리들과는 달리 정직으로 놀라운 영업력을 보인다. 이처럼 우리의 시선이 가지는 편견은 사람을 왜곡된 시선으로 판단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가진 꿈은 보통의 집에서 보통의 생활을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그녀가 일탈을 범하는 것이 아닌 생존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우리가 범하는 또다른 편견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마치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 제이크가 한 일들에 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스타의 모습이 등장한다. 영화는 그렇게 성장통이라는 것을 아프다는 것을 표현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가난한 동네에서까지 다단계를 하려는 크리스탈의 지시. 그리고 나타난 제이크가 전해준 거북이. 물가에 놔두었음에도 제 갈 길을 찾아가는 거북이를 보며, 그녀 역시 물 속에 몸을 담구는 모습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 하는 영화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스타가 가려는 일이 어떠할 지를 대략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스타는 죽은 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는 젊은이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대부분의 화면에서 특별한 대본이 없이 즉흥적인 촬영을 통해서 영화를 완성했다고 전해진다. 여기에 핸드헬드기법(각주1)으로 자유로운 화면을 담아내고, 그 속에 1.37:1 필러박스(각주2)라는 시대의 주류를 거부한 영상 역시 그들이 가지는 '남들과 다른' 이야기를 전하기에 안성맞춤으로 보인다.
젊은이들의 방황에 대한 평가는 굉장히 높은 편이다. IMDb 평점은 7.2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8% (신선 126, 진부 35)로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샤샤 레인을 주연으로 기용하여 사실적인 영상을 만들어낸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의 선택은 정확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 같다. (흥행은 월드 와이즈 180만 불 - 박스 오피스 모조)
▥ 추천 : 자유분방함 속에 담긴 그들의 고뇌.
▥ 비추천 : 2시간 43분이라는 런닝 타임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등장인물들의 성기 노출 및 배드신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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