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코드는 저질스러웠고, 유머코드는 유치했다.
<피스트 파이트>는 제목 그대로 다 큰 어른들이 주먹싸움(Fist Fight)을 벌이게 되는 상황에 관해 그리고 있는 코미디 영화다. 교권이 무너져버린 시내의 한 공립학교. 그곳에서는 종업식 날을 맞이하여 졸업반 학생들의 짖궃은 장난질이 이어지고 있었고, 그 가운데서 캠벨은 해고를 면하기 위해 '저항하지 않는다'는 스스로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반대편의 터프 가이 스트릭랜드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실천해주고 싶었고,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주차장에서 일대 결투를 앞두게 된다.
이처럼 다 큰 어른들의 주먹 싸움을 그리고 있는 <피스트 파이트>의 이야기는 코미디라는 장르를 통해서 무너져 버린 교육 환경에 대해 나름의 경종을 울리고자 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학생들의 병맛짓에도 두 손을 다 놓고, 자신들의 밥 그릇만 걱정하고 있는 교사들. 그리고 병맛같은 짓을 자행하고도 그것에 책임을 지지 않는 학생들. 때문에 스트릭랜드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캠벨에게 결투를 청하게 되었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과는 별개로 영화가 보여주는 유머코드는 지나치게 싼티나는 저질스러움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 속 섹스코드는 유쾌한 성적희화라기보다는 그냥 저질스러운 성기개그에 지나지 않았고, 가벼운 캠벨이 교사로서 자각하게 되는 과정은 비겁한 자의 몸놀림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안겨주게 된다. 즉 코미디는 저질스럽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의 메시지는 관객들의 공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이 된 것이다. 때문에 이들이 행하는 교육적 행위라는 몸짓은 관객들을 설득시키지 못했고, 극을 감상하는 우리들은 불편함을 겪게 되는 것이다.
▲ 딸의 학예회 발표장에서 분노의 랩을 발사하는 캠벨과 그의 딸
마치며...
다 큰 어른들의 유치한 주먹 싸움에는 웃음도 없었고, 교훈도 없었다. 때문에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로서는 부족한 상황들을 감추지 못했고, 그렇게 <피스트 파이트>의 이야기는 저질과 유치로 얼룩진 그저그런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더구나 아직 남근기(Phallic stage - 각주)를 벗어나지 못한 듯한 유치한 개그코드는 웃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불편함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1
그 때문인지 영화에 대한 평가도 그리 좋지는 못하다. IMDb 평점은 5.7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27% (신선 30, 진부 83)를 보여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럽고 유치한 <피스트 파이트>의 개그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안 웃겼다는 점에서 이러한 평가는 어쩔 수 없는 그들의 한계로 보인다.
▲ 드디어 시작된 이들의 '피스트 파이트'. 과연 이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 비추천 : 그냥 더럽고, 유치하고, 저질스럽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극 초반 포르노를 감상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등장)
- 선정성 : ★☆ (갖은 욕설, 마약 흡입, 성적 농담 등 선정적인 장면이 다수 등장)
※ 예고편
-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성심리 발전의 세 번째 단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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