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인 제니는 자신이 진료를 거부한 환자가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잔잔한 듯, 깊은 울림을 건드리는 프랑스식 이야기
동네에서 작은 진료소를 운영하는 제니, 그녀는 인턴인 줄리앙에게 '의사로서의 모습'을 강조하며 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날도 줄리앙에게 강한 어조로 '의사도 쉬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제니였지만, 그 일이 불러온 엄청난 사건은 그녀를 충격에 빠뜨리고 만다. 매일 반복되는 무료한 삶이었던 그녀의 일상에 일어난 엄청난 파장은 그녀로 하여금 자신이 죽였을지도 모를 소녀의 행적을 뒤쫓게 만든다.
<언노운 걸>은 제목처럼 '신원미상의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건드리고 있다.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모든 것을 불분명한 소녀. 그러한 소녀의 뒤를 쫓게되는 제니는 그녀로 인해서 그녀가 몰랐던 여러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혹자는 제니가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해 타인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그 일은 어느 덧 제니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되고 만다.
영화는 그 과정을 천천히 비춰주며, 소녀의 일상과 제니의 일상을 오버렙 시키기 시작한다. 그렇게 무관심이 불러온 파장은 자신밖에 몰랐던 제니에게 타인의 삶을 돌아보도록 만들며 이야기는 그렇게 프랑스식의 성장 드라마를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타인이었던 소녀가 만들어준 타인의 삶에 이해와 관심. 어쩌면 각박한 현대인 삶에서 소녀가 던진 커다란 물음은 제니 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파장을 만들게 되었고, 영화는 그렇게 작은 관심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되는 것이다.
반면 이 영화 역시 프랑스 영화가 가지는 조용함과 그것이 만드는 진한 울림에 관한 물음표를 던짐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진중한 듯 다가와 깊은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만, 동시에 묵직함이 만드는 파장은 건드리기 불편한 '프랑스 영화에 대한 거부감'을 형성시키게 된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다는 면에서 호불호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울림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는 괜찮은 재미를 안겨 줄 것으로 생각된다.
▲ 제니는 자신의 환자들을 찾아가 소녀의 행방을 뒤쫓게 된다.
마치며...
<언노운 걸>의 마지막. 모든 것이 사그라들고, 제니 역시 일상으로 돌아감을 보여주며 영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무심한 듯 특하고 던지는 극의 마무리지만, 그러한 무심함에서 우리는 더 큰 울림을 느끼게 됨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 듯 하지만, 거기에는 새로운 제니가 있었다는 점에서 분명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것이 존재하게 된다.
이 영화는 프랑스 영화다. 그리고 그들의 그러한 진행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며, 잔잔함 가운데서 깊은 울림을 던져놓고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매력은 분명 호불호의 영역에 있음이 분명하지만,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그러함에 우리는 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IMDb 평점은 6.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64%로 준수한 점수를 보여주지만, 로튼의 관람객 지수는 44%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는 호불호의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위에서도 언급한 '프랑스 영화에 대한 거부감'식 반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 자신이 상처를 준 줄리앙을 찾아가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제니. 과연 그녀는 소녀를 통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 비추천 : 역시나 프랑스 영화는 프랑스 영화.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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