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의 통이 되려고 결심한 현수
있어보이기 위한 이야기는 허세로만 가득차 있었다.
<우리들의 일기>는 우리들의 과거를 건드리며, 그때 그 시절 질풍노도와 같은 네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꿈많던 그 시절 고등학교에 진학한 현수는 수호를 만나게 되고, 그 뒤로 통과 부통이 되어 학교를 호령하게 된다. 영화는 그런 수호와 현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질풍노도의 시기, 남아도는 힘을 어쩌지 못하는 청춘들의 울분을 함께 녹이며 학원 폭력물로서 괜찮은 출발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출발도 얼마지나지 않아 곧바로 밑천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자아내게 된다. 처음에는 수호의 나래이션과 뭔가 전달하는 듯한 영화의 움직이었지만, 곧이어 그것들은 허세 가득한 문법으로 바뀌고 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발차기 하나에나도 '으리'를 외치는 아이들. 여기에 갈등을 쏟고, 풀어내는 과정들 역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진부함을 보여주며 영화는 실망스러움을 안겨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진행의 끝에는 정말로 과거 유명했던 영화들의 장면들이 숨어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친구 (2001)>와 <바람 (2009)>의 모티프, <말죽거리 잔혹사 (2004)>의 교실 뒤 싸움들에 마지막 수호의 '코피 쫙, 오토파이 꽈당'의 장면은 그 유명한 <천장지구 (1990)>에서 가져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신선할 것도 전혀없는 영화에 진부한 문법을 따라하다 보니 영화의 재미 자체가 진부하게 변해버리고 만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화가 비슷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보다, 영화 자체에 매력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가 보여주는 스릴러는 뒤가 궁금하지 않았고, 멋있는 척만 하는 '으리'도 그리 멋있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커지고 만다. 때문에 허세가득한 문법들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영화의 뒷마무리 역시 개운치 않은 결과를 낫게 된 것으로 사료된다.
▲ 그러다 현수는 수호를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마치며...
과거 최민수와 독고영재가 주연한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1994)>에서는 헐리우드 영화만 보고 자란 최민수가 결국은 헐리우드 영화들로 짜깁기를 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고만 이야기. 아마도 <우리들의 일기>가 그러한 것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우리들의 일기>의 시작은 학원 폭력물로서 괜찮은 출발을 보이며,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음이 진행될수록 허세로 가득찬 이야기는 매력보다는 진부함을 안겨줬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나머지 장면들도 실망감을 안겨주거 말았다. 만약 그들이 발 길 잃은 청춘들의 울부짖음을 그리고 싶었다면,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가 아닌 진짜 청춘들의 이야기를 스케치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때문에 멋을 위한 허세들 보다는, 젊은이들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 청춘의 갈 길 잃은 울부짖음이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 추천 : ...
▥ 비추천 :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비참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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