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라성같은 옥자의 배역진들. 등장인물을 고기등급처럼 구분한 표시선이 눈에 띈다.
무첨가가 만드는 청정 자연 본연의 맛을 찾아서...
수많은 논란과 화제를 모은 작품 <옥자>가 드디어 개봉이 되었다. 전작 <설국열차 (2013)>에서도 그만의 사고관을 보여줬던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한 소녀의 존엄한 투쟁과정을 그리며, 거대 상업화가 주를 이루고 있는 현대 사회에 묵직한 경종을 울리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한 산골 마을. 그곳에서 할배와 단 둘이 살아가는 소녀 미자에게 옥자는 또다른 가족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가족을 누군가가 빼앗아 가고, 미자는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옥자를 찾아나서게 된다. 전작에서도 '기차 칸'이라는 소재를 통해 계층과 사회의 분리, 갈등에 관한 문제를 꺼냈던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전자 조작, 거대 상업화의 도구로 전락한 식품 산업, 그리고 각자의 논리가 가져온 이해관계들을 배치하며 그만의 이분법적 논리를 꺼내오게 된다. 여기에 반대편에 선 미자의 모습을 청정 자연의 순수함을 그림으로서 영화는 감독이 지닌 논리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게 된다.
지난 번 <설국열차>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그 속에 은유적 표현과 수많은 질문지를 관객에게 던졌던 봉준호 감독은 이번 작품 <옥자>에서는 전작보다 한결 편해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은유적 표현보다는 직설적인 화법을 통해 그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부각시킴에서 발견 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서 관객들은 <설국열차>에 비해 조금 더 편안해진 모습으로 그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모습은 봉준호의 베베 꼬인 화법을 풀어낼 때 주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조금의 아쉬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설국열차>를 본 후 친구들과 수많은 논쟁을 펴며 맥주 한 잔을 기울였던 감자로서는 그러한 안주거리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자>는 '역시 봉준호'라는 감탄사가 튀어나올만큼 그의 명성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특히 '옥자를 보고 난 후 돼지고기를 먹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일부 네티즌(각주)들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영화에서도 그의 메시지는 객석으로 강렬하게 파고든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이야말로 봉준호식 화법의 가장 뛰어난 성과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개봉단계부터 수많은 논란을 몰고 다녔다는 점은 봉준호의 이야기에 거부할 수 없는 논란이 있다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봉준호의 이야기이기에 관객들은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피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그만큼 <옥자>에는 옥자보다 더 큰 논란과 화제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1
▲ 미자에게는 가족과 같은 옥자
마치며...
감자는 리뷰어라는 입장으로 인해, 항상 '이야기 거리(글감)'를 찾기에 혈안이 되어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작품 <옥자>에서는 그러한 걱정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봉준호의 매직은 감자조차 극 속으로 빨아들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이번작품은 <설국열차>에 비해서는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이 객석과 스크린의 간격을 가깝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아쉬움조차도 자신의 화법으로 이용하는 봉준호의 연출이야말로 거장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때문에 봉준호는 봉준호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즉 대체불가라는 것이다.
<옥자>에는 그만의 이분법적 논리가 두드러짐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수많은 숙제를 안겨주게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멀티 플렉스라는 논쟁까지. 그의 이야기는 늘 화제를 모으고, 바람직한 논쟁거리를 안겨주는 것 같다. 때문에 그의 긍적인 논쟁은 사회의 또다른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며, 우리는 그 가운데서 봉준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 슈퍼 돼지 콘테스트를 열려는 루시앞에서 미자는 옥자를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찬양하라 봉준호. 꼭 보자 옥자!
▥ 비추천 : 설국열차보다는 조금 아쉽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JTBC 손석희 앵커 역시 봉준호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말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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