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고치고 싶다면, 모든 것을 뜯어내야 한다.
<데몰리션>은 제목처럼 '해체하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아내와의 사이가 무료해지던 어느 날. 급작스레 아내가 떠나고, 그때까지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데이비스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오게된다. 첫 번째는 아내가 그토록 고치라고 이야기를 한 냉장고를 뜯어보는 것. 영화는 그 순간 장인의 이야기를 내레이션으로 넣어준다.
무언가를 고치고 싶다면, 모든 것을 뜯어내야 한다. - <데몰리션 - 데이비스의 대사 中>
여기서 '고치다', 그리고 '뜯어내다'는 영화를 지배하는 가장 큰 의미이자, 데이비스의 행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데이비스의 그런 행동이 '아내에 대한 그리움'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관객들은 생각하게된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아내의 유지를 받는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과격했다. 그때쯤 등장하는 '나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대사는 그의 행동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생각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 해체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찾고자하는 데이비스
다음장면, 이번엔 2천 불짜리 에스프레소를 부수는 데이비스. 그 다음은 화장실의 문을. 그 다음 컴퓨터, 그리고 자신이 살던 집까지 해체하려하는 데이비스. 영화는 시종일관 '데몰리션'에 집중하며 극을 전개시킨다. 그렇다면 여기서 관객들은 그는 '왜 뜯는가?'에 주목하게 된다.
화장실 문은 오래전부터 삐걱대기 시작했죠, 몰랐던 거죠. 하지만 이제서야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뜯어보고 싶어졌죠.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궁금해졌거든요. - <데몰리션 - 장인과 데이비스의 대화 中>
이쯤되면 관객들도 '데몰리션'의 참의미에 관해서 눈치채게 된다. 여기서 뜯다라는 것은 고치다의 의미도 되지만, 무언가를 찾고자 하는 개념도 된다. 아내가 있었을 때는 몰랐던 사실. 그리고 무엇이 줄리아와 지신을 유지시켜 줬는지에 관하여, 그것들을 찾지 못한다면 데이비스는 자신의 의미도 못차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데이비스는 처음에는 1차원적 단계에서 아내가 말한 냉장고를 뜯음으로서 잃어버린 관계의 의미를 되찾고자 한 것이고, 아내로 인해서 취직하게된 회사의 물건을 뜯어봄으로서 의미를 찾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도 의미를 찾을 수 없게되자 집에서 의미를 찾고자 한 데이비스는 드디어 집에서 어떠한 물건을 찾게되며 자신의 보물찾기에 대한 해답도 거기서 얻게되는 것이다.
▲ 생각지도 못한 카렌의 연락으로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마치며...
<데몰리션>을 중간까지 봤을 때는 "상처입은 사람은 다른 상처에게 끌리게된다."의 공식을 말하는 영화인줄 알았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카렌과의 관계에 집중하기보다는, 데이비스의 숨은그림 찾기에 집중하는 것을 보고 감자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됐다. 여기서 카렌과의 관계는 자신이 찾고자하는 그림을 좀 더 명확하게 해줄뿐, 진짜 이야기는 데이비스의 작은 성장에 주목하고 있음을 발견하게된다.
그리고 그 작은성장이 끝마칠 때쯤.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굉장히 잘 짜여져있음도 발견하게된다. 작은 의미를 크게 보이도록 만드는 연출은 이야기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 물꼬를 잘 트고있다. 때문에 관객들은 이야기가 이끄는데로 손쉬운 여행을 할 수 있었고, 그 여행의 끝에 있는 해답을 찾는 순간. 작은 감동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되는 것이다.
IMDb의 평점은 7.2점으로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고, 로튼 토마토 지수는 51% (신선 82, 진부 79)로 낮은 점수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흐름이 대체로 뻔했다는 점에서는 로튼 토마토의 손을 들어주고 싶지만, 제목의 의미를 잘 찾아간 흐름에는 IMDb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
▲ 미친 듯이 춤도 춰 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공허함 뿐.
▥ 추천 : 무언가를 고친다는 것은 무언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 비추천 : 이야기의 내용은 평범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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