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련리뷰 : 가장 적나라한 실제정사 - 나인 송즈 (9 Songs, 2004) |
▲ 오미와 가정을 꾸리고 있는 머피
자극적인 섹스, 그리고 사랑의 흔적들 |
2015 칸 영화제 심야상영작에 초청을 받은 <러브>는 시작부터 매우 강렬한 화면을 보여준다. 벌거벗은 두 남녀는 각자의 성기를 드러낸채 서로의 몸을 애무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감각적 성애묘사로 유명한 가스파 노에의 새로운 작품이다.
칸 영화제 상영전 <러브> 포스터(각주 1)가 공개되자, 당시 SNS는 이 영화의 포스터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찼을 정도로 상당히 뇌색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세 사람이 서로를 탐하는 장면을 담은 영화의 포스터는 <러브>의 내용이 의미하는 방향성을 이야기 하는 듯 하다.
런닝타임 129분의 절반가량이 섹스로 묘사하고 있는 <러브>의 시각적 스토리텔링(visual storytelling)은 실제정사(를 연상시키는) 화면들, 쓰리썸, 블로우 잡 등 섹스장면을 노골적이며, 감각적으로 담고 있다. 이런 자극적인 장면들은 각종 카메라 기법(오버 헤드샷, 멀리 떨어져서 찍기, 침대를 동적으로 찍기 등)으로 인해 감성적이며 뛰어난 시각적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킨다. 즉 더럽게 야하지만 싸보이지 않는 가스파 노에의 시각적 프레임이 드러나는 것이다.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노골적'과 '감각적'이란 단어를 가스파 노에의 시각에서는 완벽히 합쳐지는 것이다.
▲ 오미의 임신사실을 알게된 일렉트라
내 꿈이 뭔지 알아? 철저하게 감각적이고 섹슈얼한 영상을 찍어보는 거야.
파리에 영화를 공부하러 왔다가 일렉트라를 만난 머피. 그의 꿈은 자극적인 영상을 담아낸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어찌보면 가스파 노에가 담아내는 <러브>는 바로 머피가 만들고 싶은 그 영상을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금발의 파란 눈을 가진 여인과 '쓰리섬'을 해보는 것이 꿈인 일렉트라. 그녀의 바람대로 옆집에 사는 오미와 원하던 관계를 갖게 되지만, 일렉트라 없는 사이 오미와 또 한 번의 관계로 '아이'가 태어나게 되면서 그 사람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 뒤로 자신의 삶을 저주하며 일렉트라와 지냈던 생활을 그리워하는 머피.
<러브>는 더럽게 야하지만 또 미치도록 그리운 머피의 과거를 쫓고있다. 일렉트라와 지냈던 생활들. 코가인, 그룹섹스, 쓰리썸 등 온통자극적인 영상 뒤에 숨은 사랑의 상처들은 머피가 일렉트라를 잊지 못하는 마약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머피가 선택한 것은 '과거'가 아닌 '미래(각주)'임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미래'뒤에 숨겨진 '과거'의 흔적을 보여주며 결국 머피가 선택한 미래는 과거에 얽매여 있음을 보여주며 마무리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2
▲ 일렉트라와의 기억을 회상하는 머피
마치며... |
감각적이며 자극적인 영상들, 그에 어울리는 '핑크 플로이드', '브라이언 이노', '존 카펜터의 영화음악'. 섹스에 관한 감각적 묘사에 탁월한 프랑스 영화답게 <러브>가 갖는 성애의 표현은 정말로 자극적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한 접근을 단순히 '야한영화'로 보기보다는 '감각적'인 영화로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머피가 갖는 사랑의 흔적들, 그리고 또다른 이름인 '아픔'까지. 마치 조정현의 '그 아픔까지 사랑할거야'를 연상시키는 영화의 내용은 머피와 일렉트라의 자극적 사랑의 탐닉을 통해 더 짜릿하게 다가온다.
▲ 극중 일렉트라의 전 남친 '노에' 역으로 출연한 가스파 노에 감독
☞ 추천 : 파격적이지만 감각적인 영상들을 통해 '그 아픔까지 사랑한다'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비추천 : 파격적인 정사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 (배우들의 성기 노출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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