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적인 폭력이 만들어낸 미학에 관하여...
<그린 룸>은 공연 등의 출연자 대기실을 뜻하는 단어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자신들의 펑크음악을 알리려는 에인트 라잇츠. 그들은 대학 방송국의 홍보 등의 떡밥을 물고 공연을 했지만, 일인당 단돈 6불이라는 초라한 성적에 화를 내고 만다. 공연을 기획한 테드는 그들을 사촌에게 소개를 하고, 멤버들은 그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출연자 대기실에 놓아둔 전화기를 찾으러가는 순간. 휘말리게된 살인사건. 영화는 그때부터 <그린 룸>이 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한정된 장소. 그리고 적은 인원들. <그린 룸>이 보여주는 상황은 인디영화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있다. 하지만 소규모 저예산 영화임에도 영화가 보여주는 화면은 예산을 뛰어넘는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나치들의 소굴에서 'Fxx you 나치'를 외치던 용감무쌍한 멤버들. 그들에게 병을 던지던 사람들도 어느덧 그들의 음악에 취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잠시 후 부터 일어나는 사건들은 '폭력의 미학'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한껏 불편하게 만든다.
▲ 영화의 흐름 중 한 축을 담당하는 나치 일당
이 영화는 '폭력'이라는 소재를 정말 잘 이용하고 있다. 약간의 고어틱한 분장과 함께 시도 때도 벌어지는 폭력성들은 관객들을 험악하게 밀어부친다. 덕분에 관객들은 이상한 불편함과 그것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에 쌓여서, 기분나쁜 흥분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 영화는 호불호가 분명할 수 있다. 또한 "무슨 시나리오가 이따위야!"라며 거센 실망감을 표할 수도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영화가 이끄는 이야기는 결국 폭력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잘 꾸며내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스토리조차도 이야기가 뽐내는 것을 파악하고 나면, '우왕'하는 탄사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진행이 일반적인 이야기와 다르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딱딱 맞아떨아지는 스토리를 추구하거나, 혹은 세련된 공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일 수 있다. 때문에 위에서 말한 것 처럼 호불호가 분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끄는 방향을 분명히 볼 수만 있다면, 이 영화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를 금새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장르적 취향과는 상관없이 분명한 일인데, 취향은 이 영화를 거부할 수 있지만 영화가 잘 만들어졌음은 인정하게 된다는 뜻이다.
▲ 갑자기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 밴드 멤버들과, 엠버
서식
이 영화는 500만 불의 예산을 통해서 (북미기준) 320만 불만을 벌어들였을 만큼, 흥행에는 실패한 작품이다. 하지만 IMDb 평점 7.4점, 로튼 토마토 지수 91% (신선 164, 진부 17) 라는 것은 이 영화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린 룸>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취향의 호불호는 갈리지만, 완성도의 호불호는 적다는 뜻이다. 다만 잔인한 속성, 그리고 "나 아트 영화임"이라도 대놓고 떠드는 이야기에 일반적인 관객들은 조금은 꺼려질 수 있음도 감안하시길 바란다.
▲ 이야기의 상당부분은 골방이라는 협소한 장소를 통해서 밀실 공포와도 같은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 추천 : 잘 만든 연출이 이끌어내는 폭력의 미학.
▥ 비추천 : 재미는 불호가 많을지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폭력성 : ★★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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