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id Black Cherry의 컨셉 앨범 ' L-エル-'를 영화로 만들다.
영화 <엘>은 일본의 원 소스 멀티유즈(각주) 전략이 탄생시킨 작품으로 2015년에 발매된 Acid Black Cherry 의 네 번째 정규앨범 'L-エル-'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앨범 'L-エル-'는 전체가 하나의 테마라는 유기적 관계로 연결(각주 1)이 되어 있으며, 앨범의 컨셉을 영화로 만든 것이 바로 히로세 아리스 주연의 <엘>이다. 2
이번 영화는 신데렐라를 모티프로 하여,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계모(숙모)의 학대를 받으며 자라던 L이 급기야 숙부의 겁탈까지 당할 뻔 하고 그 일을 알게 된 숙모는 남편을 빼앗기기 싫다는 이유로 L을 옆마을로 쫓아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서 신데렐라 모티프는 '신데렐라가 왕자님을 만나다'의 이야기를 참다운 사랑을 찾고자 하는 L의 모습으로 변형되고, 그를 돕는 마녀(안나)와 유리구두 등도 각각 등장인물로 변형되어 동화의 이야기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변용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엘>은 노래를 영화로 만든 것이니만큼, 영화 중간중간에 Acid Black Cherry의 노래들이 삽입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J-POP과 Acid Black Cherry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영화가 제공하는 선율에 큰 만족감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참다운 사랑을 찾고자하는 L과 자신의 신데렐라인 L을 기다리는 오베스의 순애보 또한 노래와 어울림을 주며 비극으로 변한 신델렐라 이야기를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신데렐라가 아니더라도, 마치 슬픈 동화처럼 흘러가는 <엘>의 모습에는 잔잔하고도 슬픈 그들의 이야기가 잘 표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다만 노래를 영화로 만들고, 신데렐라라는 이미 알려진 이야기를 비극으로 변용하고 있다는 점은 호불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은 이미 알려진 작품들을 새롭게 변용할 때 일어나는 당연한 거부감일수도 있는데, 그것을 J-POP의 선율에 맞춰 진행한다는 점에서 거부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때문에 다소 유치해보일수도 있는 영화의 이야기는 고전동화를 어설프게 변용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마을을 떠나 '블랙캣'이 된 엘
마치며...
이렇게 음악에서 파생된 영상장르물들은 일본인들만의 독특한 감수성이 만든 장르라 생각이 된다. 때문에 이러한 원 소스 멀티유즈의 결과물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은 음악과 잘 어우려진 거대한 뮤직비디오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반면 유치하고 허세 가득한 문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은 불호의 영역이 더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여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새로운 작품의 영역으로 승화시킨 것도 아니기에 이러한 점은 더 큰 아쉬움으로 느껴질 것이라 생각되는데, 아이돌의 105분짜리 뮤직비디오라는 점은 역시나 선택에 망설임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진정한 사랑을 찾고자하는 엘의 노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엘 (L, 2016)
▥ 추천 : 음악과 잘 어우러지는 신데렐라의 비극.
▥ 비추천 : 허세와 유치함이 가득한 신데렐라.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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