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연인이 되며,
2시간 40분이라는 런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요노스케 이야기>는 감자가 별 기대없이 감상한 작품이다. 달리 감상할 영화도 없었거니와, 평소 일본영화를 좋아하던 차라 별 부담없이 시간이나 때우자라는 생각으로 감상을 하게 된 영화다. 그러나 지금 <요노스케 이야기>는 감자의 감수성을 추억에 젖게 만들었다. 그것은 비단 클래식한 과거의 기억뿐만은 아닐 것이다. 여기에는 각자의 예전이라는 점에서 영화의 시대상은 단지 숫자에 불과함을 느끼게 된다. 즉 누군가에는 80년의 한 자락을, 혹 누군가에는 2000년의 한 자락을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요노스케 이야기>인 것이다.
이 영화는 도시로 상경한 한 대학 초년생의 이야기를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거기에는 요노스케의 이야기 뿐만이 아닌, 모두가 기억하는 요노스케의 모습이 담겨져있다. 누군가에는 사랑의 큐피트가 되었던 아이, 혹 누군가에는 사람이 불편하던 그때 진심으로 웃음을 알려준 아이, 혹 누군가에는 자신이 방황하던 시절 풋풋함을 알려준 아이. 그렇게 요노스케의 기억은 누군가의 추억이 되고, 누군가의 행복이 된다. 때문에 <요노스케 이야기>는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보는 이에 따라서 각자가 추억하는 그 시절이 떠오르는 아이. 그것이 바로 요노스케가 된다.
<요노스케 이야기>는 사람냄새가 풍기는 글을 써온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속 이야기도 소설 속 그들처럼 각자의 이야기를 향유한다는 점에서 사람냄새가 우리를 흐뭇하게 한다. 처음에는 '뭐야 2시 40분이나 된다고?'라는 경악을 하다가도 어느순간 영화의 엔딩 크래딧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그 순간 마음 속 먹먹했던 감정들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요노스케의 힘이고,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즐거움이 된다.
- 관련리뷰 코라 켄고가 출연한 다른 영화들
▲ 누군가의 친구가 되고,
마치며...
<요노스케 이야기>를 감상하다보면, 영화 중간에 이수현 사건(각주)을 인용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기에 등장한 이수현 시건도 대단하지만, 요노스케 그 자리에 있던 카메라맨으로 등장한다는 사실도 의미가 깊다. 영화에서는 요노스케의 모습을 마치 흑백사진의 한 장면처럼 묘사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은 우리 곁에 없기에 더욱 그리워지는 사람. 가장 좋은 모습만을 남기고 떠났기에, 더욱 생각이 나는 사람. 그리고 그 가운데 우리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어려있기에, 행복한 순간에 떠오르는 사람. 그것이 바로 요노스케가 되고, 영화가 건드리고 있는 감수성도 그러한 모습에 기조하고 있다. 1
이 영화는 긴 런닝타임이 전혀지루하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느 순간 엔딩 크래딧이 올라감을 발견하게 될 때, 끝났음이 아쉬워지는 그런 영화다. 조금만 더 그의 이야기를 들려줬더라고 좋았을 이야기. 쇼코와 더 많은 일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 같은 이야기. 또다른 누군가가 요노스케의 추억을 회상하고, 그 추억을 훔쳐듣고 싶은 이야기. 그것이 바로 <요노스케 이야기>가 된다. 때문에 여러분들께서도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는 순간, '벌써'라는 아쉬움으로 감자와 같은 기분을 공유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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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겐 풋풋함을 안겨줬던 아이. 그는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 추천 : 더많은 추억들을 듣고 싶은 영화.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2001년 1월 27일 ‘도쿄(東京) JR 신오쿠보(新大久保) 전철역'에서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사건. 의사자 이수현으로 검색하면 많은 기사를 찾을 수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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