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끼치도록 끝내주는 반전 스릴러: 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 愚行録,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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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일가족이 사망한 미결사건 '타코우 일가 살인사건'을 취재 중인 다나카 타케시(츠마부키 사토시)에게는 아동 학대죄로 복역 중인 여동생(미츠코 - 미츠시마 히카리)이 한 명 있다. 동생의 면회를 다녀오던 날, 그가 근무하는 잡지사에서는 타코우 일가 사건 1주년을 즈음하여 특집기사를 준비하게 된다.


  타코우 일가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며, 그날의 진실을 파혜치는 다나카. 그러면서 1년 전 그날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게 된다. 타코우 집안의 남편 타코우 히로키(코이데 케이스케)의 여성 편력과 대학시절 은밀한 권력을 가지고 있던 아내 나츠하라 유키에(마츠모토 와카나)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조금씩 드러나는 조각들은 그날의 퍼즐들을 맞춰나가게 되고, 다카나는 이들의 이야기로 특종을 작성하게 된다. 그때 잡지사로 다나카를 찾는 전화 한 통은 자신이 그날의 진범을 알고 있다는 제보를 알려오게 되고, 이야기는 또다른 국면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 그날의 진실을 찾아가는 다나카


흩어졌던 조각들이 커다란 한 방을 향해 달려간다.


  <우행록>은 135회 나오키상(각주[각주:1]) 후보에 오른 누쿠이 도쿠로(貫井徳郎)의 소설 '어리석은 자의 기록 (원제 '愚行録')'을 원작으로 한다. 원제 우행록은 참회록의 그것처럼 어리석은 짓을 적은 기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영화의 내용은 시사를 다루는 잡지사 기자인 다나카가 자신이 맡고 있던 '타코우 일가 살인사건'을 재조사하면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자신이 안고 있는 아픔인 여동생의 복역사건도 함께 보여주는 영화는 두 사건을 평행하게 나열하며, 묘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영화의 형식은 인터뷰의 형식을 빌린다. 다나카가 다코우 히로키의 직장동료를 만나 인터뷰를 한 후 그가 알려준 힌트를 통해 다음 대상자와 인터뷰를 이어가는 형식은, 하나 둘 씩 모이는 과거의 조각들로 인해 관객들에게 그날의 진실 속에 무엇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게 된다. 이렇게 모이기 시작한 조각들. 그리고 점점 윤곽을 드러내게 되는 과거의 진실들. 하지만 끝이 날 때까지 끝이 난 것이 아니기에, 영화가 준비하는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점점 그 끝을 알 수 없게 만든다. 마치 물이 채워져가는 풍선처럼 조각들을 끌어모으고, 그것이 언제 터질지 몰라 긴장하게 되는 관객들. 이것이 바로 <우행록>이 이끄는 서스펜스 스릴러의 커다란 한 방이 된다.


  그러나 <우행록>의 초반은 흩어진 조각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산만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끝을 알고 보면 그것이 뒤의 이야기들을 모두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던 대목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은 이 영화를 또다시 봐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두 번째 찾아오는 영화의 스릴러는 그것들이 뒤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영화가 준비한 복선들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다만 눈치가 빠른 관객들이라면 중반이 지나기도 전에 이미 사건의 범인을 짐작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말을 어떻게 짜맞출지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 때문에 이들이 이야기를 어떻게 꾸려 결론을 향해 달려지는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우행록>의 또다른 재미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뒤에 가서 터지는 영화의 결말이 뒤통수를 찌릿하게 울릴만큼 엄청난 내용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우행록>이 이끄는대로 그 결말을 따라가다보면, 관객들은 영화가 선사하는 엄청난 결말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될 것이다.



▲ 그날의 진실을 감추고 있는 미츠코


마치며...


  일본 문학이 가지고 있는 힘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역시나 대단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우행록> 역시 굉장한 힘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며, 그들의 대단함을 알리게 될 것이다. 


  <우행록>은 삿포로 국제 단편 영화제 각본 스페셜 멘션 구로사와 기념 단편 영화 공모전 가작 등을 수상한 <이츠 올 인 더 핑거스 (2009)>을 만든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오랜 단편 영화 실력으로 갈고 닦은 감독의 연출은 장편 영화 입봉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섬세하고, 폭발력 있는 진행을 보여준다. 특히나 스릴러로서 뒤로가며 터져나오는 한 방의 낌새들은 기존 영화들보다 더욱 훌륭한 한 방을 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원작과 탄탄한 감독의 실력이 돋보인다. 때문에 스릴러를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뒤로 가며 조여가는 <우행록>의 이야기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제공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 이 둘의 사이에는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 추천 : 두 번보고, 두 번 생각하고 싶어지는 영화.

▥ 비추천 : 초반에는 흩어졌던 조각들이 조금은 산만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아쿠타가와 상 등과 함께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 중 하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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