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매력이 불러온 비극적 사랑: 나의 사촌 레이첼 (My Cousin Rache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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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어린시절 자신을 거두준 사촌 형이 지병을 치료하기위해 떠난 이탈리아. 얼마 후 형은 사촌인 레이첼(레이첼 와이즈)을 만나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하던 편지는, 그 일을 계기로 다시 이어지기 시작한다. 레이첼이 자신을 죽이려한다는 형의 편지,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형의 목소리에 필립(샘 클라플린)은 이탈리아로 달려간다. 하지만 자신을 기다리던 형은 하늘나라로 떠나버리고, 형을 그렇게 만든 레이첼은 자리 없다.


  분한 마음을 안고 돌아온 고향집. 얼마 후 레이첼이 자신을 찾아 영국으로 왔다는 소식에 필립은 복수를 다짐해보지만,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은 도리어 필립의 마음까지 앗아가 버린다. 그렇게 레이첼에게 점점 빠져가던 어느 날, 레이첼을 찾아온 한 남자. 그리고 이상한 그 둘의 분위기. 과연 레이첼이 영국으로 온 이유는 무엇이며, 필립에게 나타난 이상한 기운은 무엇을 뜻하고 있는 것일까?  



▲ 형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던 중 복수의 대상에 마음을 빼앗기는 필립


드라마로 보자면 훌륭하지만, 스릴러로 본다면 조금 아쉽다.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줬던 아버지 같은 사촌 형. 그의 죽음은 필립을 큰 혼란에 밀어넣는다. 더구나 형에게서 날아온 편지들이 가리키는 레이첼에 관한 이야기를 그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지가 되고 만다. <나의 사촌 레이첼>은 이렇게  형의 죽음을 찾던 필립이 형수였던 레이첼을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빠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초반은 스릴러의 한 조각처럼 형의 죽음과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레이첼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비록 레이첼이 관객들 앞에 나타나기에는 15분 가량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녀의 역할은 존재감을 드러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러면서 계속 이상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끌고가게 되는 영화. 그녀가 타주는 낯선 이름의 차와 그녀에게 점점 빠지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게 되는 필립의 모습은 묘한 긴장감을 부르게 된다. 레이첼이 가진 경제적 어려움은 그녀의 목적이 다른 곳에 있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의심까지 주며, 이야기를 레이첼과 필립에 대한 물음표를 더하게 된다. 여기에 레이첼을 조심해야 한다는 대부(이아인 글렌)와 루이스(홀리데이 그레인저)의 걱정어린 시선까지 더해져 이야기는 점점 더 묘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만 영화가 이렇게 스릴러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살작 아쉽다. 이야기는 모든 것에서 뒤에 뭔가 있음을 가리키며 설레발을 치지만, 그것이 그리 대단치 않아 보인다는 점은 함정이 된다. 더구나 레이첼에게 맹목적으로 빠지고 마는 필립의 모습을 설명하기에는 이야기가 가지는 힘이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것 역시 스릴러를 미흡하게 만들고 만다. 즉 관객들을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몰아가고는 싶지만, 이야기가 그럴만한 힘이 없다는 것은 <나의 사촌 레이첼>이 가지는 가장 큰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나의 사촌 레이첼>의 이야기는 보이는 스릴러가 전부는 아니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여기에는 편견에 맞써 싸워야 하는 한 여인의 기구한 운명과 남성 중심적어야만 했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일침이 녹아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를 사랑하기에 자신의 곁에 붙잡아두려는 한 남자. 그 남자가 가진 사랑의 이면을 본다면 모든 것이 남성중심적이고, 남성에게만 종속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극 중 풀밭에서 정사를 나누는 필립과 레이첼의 모습 역시, 그것이 일방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사랑이라기보다는 폭력에 가깝다. 더구나 레이첼이 받아야 했던 주변의 시선들, 필립의 오해, 대부와 루이스의 의심들은 선입견과 편견이 만든 한 여인의 주홍글씨였다는 점에서 여성이 짊어져야 할 멍에를 잘 나타낸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필립과 함께 나타난 레이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마치며...


  <나의 사촌 레이첼>의 이야기는 한 편의 잔혹동화처럼 예쁘지만, 슬프고, 잔혹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여성이기에 받아야 했던 온갖 차별과 억압들을 잘 보여주는 영화의 이야기. 이러한 점들은 스릴러인줄 알았지만,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거대한 스릴러가 된다. 즉 영화가 걸고 있는 반전의 모습은 형의 죽음에 관한 진실이 아닌, 한 여인이 받아야했던 사회적 편견에 대한 반전이라는 점이다. 


  IMDb 평점은 6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5%(신선 98, 진부 32)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다만 로튼의 관람객 지수는 49%로 아쉬운 점수를 보여준다는 점은 이 영화의 흥행이 260만 불에 불과하다는 점에 맞물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는 실패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영화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스릴러의 부족함으로 인함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숨겨놓은 진짜 반전의 의미를 찾아갈 때 <나의 사촌 레이첼>의 이야기는 먹먹함을 안겨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 일방적인 필립의 구애행위는 폭력적인 행위는 아닐지?


요약
미국 외 로맨스/멜로 외 100분
감독
로저 미첼
출연
레이첼 와이즈샘 클래플린홀리데이 그레인저이안 글렌  더보기








▥ 추천 : 숨겨놓은 진짜 이야기가 찾아날 때 나타나는 안타까움들.

▥ 비추천 : 표면적인 이야기인 미스터리 스릴러의 과정들이 부각되는 연출은 조금 아쉽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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