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드 리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제인과 그를 돕는 코리
호소력 깊은 이야기를 쓰는 '테일러 쉐리던'의 세 번째 작품
<윈드 리버>는 원드리버 산맥을 지나는 어느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전작 <시카리오 (2015)>, <로스트 인 더스트 (2016)> 등에서 미국의 바깥쪽에 있는 이야기들을 호소력 깊게 전달했던 테일러 쉐리던은 이번 작품 <원드 러너>에서도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외곽 지역에 관한 이야기들을 건드리고 있다. 눈으로 뒤 덮인 원드리버 인근 마을, 8월에도 흰 눈을 볼 수 있는 그곳의 진짜 차가움은 눈 밭으로 뒤덮인 설원이 아니라, 그곳에 살고 있는 자들의 고독과 외로움이다. 영화는 그들의 그러한 모습을 비춰지면서 기회의 땅이라는 미국의 차가운 이면을 보여주게 된다.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살인과 그것의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이 아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윈드 리버>의 스릴러는 굉장히 약하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 <원드 리버>의 이야기를 '힘이 약한 영화'라고 단정짓기에는 또 어딘가 부족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스릴러의 이면에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전작들에서도 관객들을 휘어잡으며 그만의 목소리를 호소력있게 전달하던 테일러 쉐리던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만의 이야기를 힘있게 전달한다.
할 수 없어서 범죄자가 되어야 하는 땅, 할 게 없어서 범죄자가 되어야 하는 미국의 외곽지대를 보여주며 쉐리던은 상황을 힘차게 몰아가기 시작한다. 평범한 듯 하면서도 관객들을 휘감는 매순간을 몰아가며 이야기의 이면에 숨은 진실을 끊임없이 전달하려 애를 쓴다. 이것이 <윈드 리버>의 가장 큰 무기이자 관객들이 그의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가 되는데, 평범한 듯 하면서도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쉐리던만의 전달 방식은 이번 작품에서도 큰 빛을 발하며 이야기가 주는 힘과 재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게 될 것이다.
▲ 사건을 쫓는 제인과 인디언 보호구역 담당관들
마치며...
미국의 국경지대에서 펼쳐지는 마약과의 전쟁을 그리던 시카리오, 무너져가는 미국의 개인 농가의 비참한 현실을 느와르의 문법속에 담아내고 있었던 로스트 인 더스트에 이어, 차가움만이 남아있는 외로움의 도시 <원드 리버>의 이야기까지. 테일러 쉐리던은 그만의 냉소적인 화법 속에 미국의 이면과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었다. 영화 속 등장하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다'는 범죄자들의 비참한 변명은 현재의 미국 사회가 가지는 한 단면이 되어 관객들에게 전달이 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이야기를 재밌게 꾸미고 있다는 점은 테일러 쉐리던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상황을 몰고 가는 힘. 그리고 그것으로 관객들을 휘감는 쉐리던의 능력은 눈을 뗄래야 뗄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 끝에는 그가 하고픈 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지만, 쉐리던이 그리는 미국의 상황 역시 아이러니하다는 점에서 그의 이야기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IMDb 평점은 8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86%(신선 156, 진부 25)로 <원드 리버>에 보여주는 점수는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흥행에서는 제작비 1100만 불로 월드 와이즈 3200만 불의 성적을 거두고 있어 살짝 아쉬운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로튼의 관람객 지수가 92%라는 점은 이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평을 잘 알 수 있을 것으로 사료 된다.
- 관련리뷰 테일러 쉐리던의 다른 작품들 보기
▲ 눈으로 뒤덮인 차가운 곳에서 그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일까?
▥ 추천 : 할 수 도, 할 것 도 없는 비참한 땅의 현실.
▥ 비추천 : 스릴러로 생각한다면,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영화 > 해외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리는 없고, 억지만 남았다: 2:22 (2시 22분, 2017) (0) | 2017.09.30 |
---|---|
퀴어의 존재감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빌로우 허 (Below Her Mouth, 2016) (0) | 2017.09.30 |
치명적 매력이 불러온 비극적 사랑: 나의 사촌 레이첼 (My Cousin Rachel, 2017) (0) | 2017.09.28 |
B급 액션으로 괜찮은 이야기를 보여주다: 크로씽 포인트 (Crossing Point, 2016) (0) | 2017.09.28 |
추격전의 하일라이트만 모두 모아놨다!: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0) | 2017.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