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배고플 때 보면 큰일 날 수도 있다.
감빵에서 펼쳐지는 음식 배틀. 일명 '설 음식 쟁탈전'이라 부르는 그것은 음식 버전의 <데카메론>을 보는 듯 하다. 어느 한 감빵 안 고립된 공간 속에서 각자의 음식 경험담을 꺼내는 남자들의 음침한 눈초리. 황홀한 표정으로 각자의 음식 이야기에 침을 '꼴깍' 하는 순간 가차 없이 올라가는 포인트 소리. 가장 많은 침을 넘기게 만든 자가 승리한다는 음식 배틀의 이야기는 황당하다 못해 변태스럽기까지하다. 이것은 츠치야마 시게루의 동명만화 (국내 출판명 : 대결 궁극의 맛)를 원작으로 하는 <스키야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곳이 원하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장소이다보니 그들의 그러한 변태짓거리는 어느덧 관객들의 침샘도 자극함을 발견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사연은 거들 뿐,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음식임이 분명하다. 어느덧 관객들까지 침샘을 꼴깍하게 만드는 이야기. 그야 말로 시쳇말로 위가 꼴릿하게 만드는 변태력이 있는 영화다. 그래서 절대 배가 고플 때 보면 안되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변태적 상상력은 이래서 무섭다. 별것 아닌 '간장 계란 밥' 따위까지 먹음직스럽게 연출을 하니, 그야말로 위가 꼴릿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다.
일본인들은 확실히 별 것 아닌 사소함을 그럴 듯한 이야기로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 하다.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속 등장하는 음식들을 다 먹어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은 당장 냉장고에 버터가 있나를 확인하게 만든다. 다음은 해산물, 다음은 오므라이스 만드는 법. 그 다음과 그 다음을 지나 스키야키로 향하는 여정은 침샘이 마를 틈이 없이 관객들을 자극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위험하다.
다만 음식 이야기. 그리고 일본 영화 등, 특정화 된 장르에 관심이 없다면 영화의 이야기는 굉장히 심심할 수 있다. 다만 <식신로드>, <수요 미식회> 등을 재밌게 보신 관객들이라면 이 영화의 이야기 역시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배우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여 먹음직스럽게 소개하는 일본 음식들은 당장 만들어 먹고 싶게 만든다. 특히 영화 속 음식들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기에 인터넷 몇 번만 뒤지면 금새 레시피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때문에 <스키야키>를 보고 나면 "오늘은 나도 간장 계란밥 요리사 ♬"를 흥얼거리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버터에 계란을 올린 후 간장을 넣고.. 그..그냥 막 비벼!!
마치며...
<먹짱!> 등 음식 만화를 전문으로 그리는 츠치야마 시게루는 이번에는 음식을 굉장히 맛깔스럽게 표현하는 데 성공한 듯 하다. <스키야키> 속에는 진짜 아무것도 없다. 그냥 진짜 맛있게 먹는 배우들이 등장할 뿐, 그들의 사연은 음식을 거들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얼마 걸리지도 않게 된다. 별 것 아닌 음식을 이토록 변태스럽게 묘사하는 일본인들. 그래서 이들의 영화는 대단해 보인다. 감자는 일본 영화와 문학은 좋아하지만, 분명 음식의 우월성은 한국 음식이 뒤지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렇지만 별 것 아닌 음식을 이렇게 맛깔스럽도록 연출하는 재주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영화 <식객>도 있었지만, 음식으로 이토록 위를 자극하는 데는 이들의 변태스러움이 조금 더 위인 것 같다는 점에서 음식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스키야키>를 추천하는 바이다.
<※ 본 리뷰는 일드갤 버스 정류장 'xxtem님' 및 씨네스트 '음악의정원님'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좋아하는 사람이 만들어준 '특제 오므라이스 + 까르보나라' 를 맛나게 먹는 창코
▥ 추천 : 음식을 이토록 맛깔 나게 소개하는 이들의 변태스러움에 존경을 표한다.
▥ 비추천 : 음식을 표현하는 일본 영화라는 점을 제외하면 별 것 없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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