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토록 싫은 아비를 닮아가는 나
돌고 도는 업보의 굴레를 끊으려는 사람들
다사다난 했었다. 일본은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나라를 아프게 했었고, 그 결과 엄청난 죄 값을 받아야 했었다. 일본의 고도 부흥의 계기도 이때였으며, 일본의 거품 경제 역시 이때를 관통했었다. 역사의 흐름 속에 증거하는 시대. 그들은 그때를 쇼와라 부른다. 영화는 쇼와의 마지막 해를 배경으로 한다. 쇼와가 만들었던 전쟁의 상처를 끌어안은 사람들이 모인 마을. 가난을 잠시 피하기 위해 모였던 사람들이 그대로 모여 마을을 이뤘고, 주인공 토마의 어머니 역시 그러한 사람들과 마찬가지였다. 손이 없는 토마의 어머니, 그녀는 전쟁으로 손을 잃었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남자를 만나 토마를 낳았다. 그러나 그 남자의 폭력성은 어머니를 떠나게 만들었고, 토마는 자신 역시 그 남자를 닮을까 두려워했다.
<도모구이>는 다나카 신야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국내 출판명 : 나를 잡아먹는 사람들)으로 한다. 강가를 중심으로 하는 마을. 예전에는 풍요롭던 그 마을은 이제는 폐수로 채워진 강물이 흐른다. 그곳에서 어머니가 버린 생선의 찌꺼기를 먹고 자란 장어를 낚는 토마. 그리고 토마가 잡아온 장어를 먹는 아버지. 그리고 밤이면 자신의 욕구를 분출해 강가로 흘려보내는 토마. 이야기는 돌고 도는 강물처럼 토마와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여기에 토마와 만나는 치구사가 얽힌 이야기를 그린다. 그토록 닮기 싫었던 아버지. 토마에게 있어 그런 아버지를 떠날 수 있었던 코토코씨가 정말 부러웠다.
영화는 그들이 가진 업보에 관한 이야기를 던진다. 강물처럼 흐르고 흘러, 토마의 주위를 맴도는 업보의 굴레. 그 남자를 닮고 싶지 않았지만, 토마는 아버지의 정부를 안고 싶었고 그 남자가 안았던 직업 여성을 안았다. 뒤를 돌아보니 자신에게 그 남자의 얼굴이 있었고 자신 역시 치구사에게 손찌검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업보의 굴레가 남긴 것들. 결국 벗어나고자 했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토마는 좌절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업보를 끊기로 마음먹는 토마.
영화는 그렇게 흘러 자신들이 만든 과거의 흐름을 자신들의 손으로 끊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파하는 치구사를 보며 자신 역시 아버지처럼 타인을 아프게 해야만 할 수 있는 줄 알았던 토마.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그들이 과거의 업보를 그렇게 벗어났음을 말해준다. 새로운 시대의 화합, 그 것은 과거의 업보를 끊을 수 있었고 과거로 대변되는 어머니를 자신들의 시대로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것이야 말로 영화가 말하고 싶은 진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 아버지의 정부였던 코토코씨를 드디어...
마치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 코토코씨의 배 속에 잉태된 새로운 생명의 태동. 그리고 더 이상 코토코씨에 대한 동경을 하지 않을 때 쯤, 토마는 자신이 치구사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토마와 치구사의 화합. 그리고 그것이 만들 수 있는 특별 사면. 시대는 흘러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다음에 만들어질 세계는 과거의 그것을 포용할 수 있지만, 그것이 설 자리는 없었다. 생선 가게는 치구사와 토마의 것이었고,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 역시 더 이상 쇼와라 부르지 않는다. 그렇게 영화는 다음 세대에 대한 희망 찬 메시지를 남기며 그렇게 과거가 업보의 굴레를 마무리하려 한다.
<※ 본 리뷰는 AMOROSOBOY님 (http://amorosoboy.tistory.com)의 도움으로 제작되었음을 밝힙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다음 세대를 향한 그들의 발걸음. 토마와 치구사가 만들 다음은 어떤 세상일까?
▥ 추천 : 역시 그들은 드라마를 쓰는 힘이 굉장했다.
▥ 비추천 : 은연중 드는 어쩔 수 없는 불편함.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성적 표현이 자주 등장)
※ 예고편
- 일본의 덴노 히로히토가 재위하고 있을 때 사용했던 연호. 1926부터 1988년까지 사용됨.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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