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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틀러의 집권을 축하하는 무리들 속에 있는 하이드리히와 그의 아내 라이나(로자먼드 파이크)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서술 된 하이드리히의 일대기
다른 느낌, 같은 이야기. 아마도 이 영화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미 '유인원 작전'이라 불리는 하이드리히 암살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많은 영화들에서 다뤄왔던 소재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하이드리히에 관한 묘사 부분이 조금 더 강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영화들과는 차별점을 보인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HHhH', "히믈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 불린다(Himmlers Hirn heißt Heydrich)"에서 따왔다. 제목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이야기는 하이드리히를 중심으로 다룬다. 정확히는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서술된 하이드리히의 일대기. 그래서 영화는 하이드리히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총독 대리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가 저지른 만행이 어떤 방식으로 저질러졌는지 등에 관한 부분을 좀 더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 이야기는 하이드리히가 유인원 작전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정작 유인원 작전은 영화의 하일라이트 부분을 장식하고 있을 뿐, 그들의 이야기는 하이드리히에 비하면 비중이 작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하이드리히 암살 작전을 묘사한 영화들에서 그들의 업적을 자세히 설명한 것에 비하면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다큐드라마에 가까운 사실 묘사 부분 역시 이야기를 조금은 지루하게 만든다. 영화의 진지한 서사의 과정은 당시의 입장을 조금 더 사실적으로 다가오게 만들고, 작가 로랑 비네 역시 '쓰고 싶은 유혹을 과감히 생략하여 사실만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고 밝힐 만큼 영화의 이야기는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분명 호불호가 될 것으로 사료 된다. 영화의 사실적 묘사는 굉장히 뛰어나다. 반대편의 이야기들도 실제 있었던 대사들로 구성했다고 했을 만큼, 사실성을 강조하는 영화.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영화적인 측면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영화의 사실성과 다큐적 측면들이 불편함을 가중 시키고 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자의 입장에서는 기존까지 나온 영화들 중, 하이드리히는 이 영화가 단연 압도적이라 생각이 된다. 만약 유인원 작전에 관한 기존의 영화들을 보신 적이 있다면 <HHhH>의 이야기는 더욱 뛰어나게 느껴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반대편의 입장을 상세히 서술한 작가의 시선은 기존의 영화들과 오버렙되면 더욱 뛰어난 사실감을 제공하게 된다. 그래서 일까? 영화의 하일라이트로 남겨둔 교회의 전투 장면은 더욱 압권으로 다가오게 된다.
<HHhH>는 기존의 유인원 사건을 다룬 영화들의 참고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날의 진실을 더욱 사실적으로 밝히는 이야기. 반면 그들의 가진 아픔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유대인들이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왜 사람들은 독일에 저항하게 되었는지, 그래서 그러한 작전을 결행하게 되었다는 것을 영화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의 모습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더욱 구체화 시켜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불친절했다는 점은 영화에 대한 불편함을 가중 시키게 되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당시의 반대편을 이토록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야기도 흔치 않다는 점은, <HHhH>의 이야기를 조금 더 귀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된다.
▲ 자신을 암살하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는 하이드리히
마치며...
감자는 프라하에서 잠시 머물렀던 기억이 있다. 당시 시나고그(각주)를 찾은 기억에 따르면 체코가 나치에 점령당하고, 유대인이 묻혔던 무덤이 겹겹이 쌓여 몇 층이 되었더라는 이야기와 유대인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었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유대인의 피해자 코스프레라는 반론도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홀로코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가 그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점이다. 1
<HHhH>는 그날의 전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다만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더욱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분명 빈칸을 채우주는 듯, 몰랐던 부분이 환해지는 효과를 제공한다. 그리고 알고 사실이 선명함을 얻을 때, 그 효과는 더욱 참혹하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알고 있는 사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조금 아쉽게 다가온다. 마치 그들만의 리그라는 듯 배타적으로 펼쳐진 상황은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불친절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래서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 호불호임에 분명하다.
IMDb 평점은 6.4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50%(신선 3, 진부 3) 등으로 생각보다는 많이 아쉽다. 그것에는 감자가 말했던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불편함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점에서, 예견된 혹평일 수도 있다. 때문에 이 영화를 보실려는 분들은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고 보셔야 할 것으로 사료 된다.
▲ 그들을 억압하려는 자, 그리고 그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몸부림.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 추천 : 그들의 반대편을 사실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 비추천 : 배경 지식이 없다면 많이 지루할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중간에 노출이 있는 파티 장면이 잠깐 등장)
※ 예고편
- synagogues : 유대인 회당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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