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 인생들의 처절한 몸부림
밑바닥 인생을 탈출하기 위해 저지른 은행 털이. 하지만 인생의 탈출구에 지름길은 없었고, 코니의 인생은 더욱 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동생은 현장에서 체포가 되고, 훔친 돈은 도난 방지 표시 때문에 사용 할 수도 없다. 돈을 벌지도 못했는데, 동생의 보석금으로 1만 불이 더 필요한 상황. 동생을 구하기 위해 잠입한 병원에서 조차 나오라는 동생은 없고, 엄한 놈을 구해서 오는 코니. 그나마 낯선 그 녀석을 통해 한 몫을 잡을 방법이 보이나 싶었지만, 그 일은 코니의 하루를 더욱 심하게 망가 뜨리고 만다.
<굿타임>의 이야기 속에서 GOOD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장면은 단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야 말로 개 같은 하루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꼬일까 싶을 만큼, 엉망진창인 하루. 지랄 같은 인생을 벗어나고자 했더니 구렁텅에 빠지고, 구렁텅을 벗어나고 했더니, 이번에는 낭떠러지가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굿타임>이란 코니의 인생을 희화시키는 반어요, 코니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지개 저편을 가르키는 상징적 의미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굿타임>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암울하다.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코니의 하루.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끝이 난다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는 코니의 나락을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몰고가며, 도무지 끝이 어딘지 알 수 조차 없게 만든다. 영화가 그럴수록 코니의 입장은 더욱 선명해진다. 밑바닥 인생이 선명해질수록 주변의 환경이 더욱 두드러지는 효과. 영화는 이러한 기법을 정말 훌륭하게 수행해 낸다. 몸부림 치면 칠 수록 더욱 깊이 빠져드는 개미지옥처럼, 점점 깊숙이 빠져드는 코니의 나락. 이들의 밑바닥은 관객들의 호기심을 만족 시키기에 충분했고, 여기서 보여주는 이상한 재미 역시 관객들에게 선명짐을 느낄 수 있었다.
밑바닥 인생들의 암울함이 선명해질수록, 반대편의 이야기도 선명해지는 역설적 기법. 영화의 이야기는 이러한 부분에서 완벽함의 역설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많은 작품에서 손발을 맞췄던 감독 조슈아 사프디와 그의 친동생 베니 사프디의 모습은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형제들의 전작들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샤프디 형제의 이야기는 모두에게 역설적인 의미에서의 큰 감동을 전해줄 것이 분명해 보인다.
IMDb 평점은 7.4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91%(신선 178, 진부 17)로 매우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영화의 이야기가 일반적인 스릴러처럼 촘촘이 짜여진 이야기에서 짜릿한 반전과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는지는 않지만, 여기에서 전하는 역설적 의미의 외침은 또 다른 재미가 되어줄 것으로 사료 된다.
▲ 도무지 빠져나갈 수가 없는, 이들의 일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비틀다.
▥ 비추천 : 보편적인 재미와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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